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내각과 백악관 인선에서 하원의원을 2명이나 차출해가자 공화당 지도부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공화당이 가까스로 과반 의석을 차지했는데 하원 의원이 더 빠져나가면 다수당 지위가 흔들릴 수 있다는 걱정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12일(현지시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으로 육군 특수부대원(그린베레) 출신인 마이크 왈츠 하원의원을 공식 지명했다. 트럼프는 “마이크는 나의 ‘미국 우선주의’ 외교 정책 의제의 강력한 옹호자였고, ‘힘을 통한 평화’ 추구의 엄청난 옹호자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는 전날엔 유엔 주재 미국 대사로 엘리스 스터파닉 하원의원을 낙점했다. 이들이 직책에 공식 임명되면 해당 지역구는 보궐선거를 치러야 한다.
AP통신 집계에 따르면 이날 현재 하원 전체 435석 공화당은 214석을 확보해 205석을 확보한 민주당에 앞서고 있다. 공화당이 다수당 유지는 유력하지만 의석수 차이는 크지 않다. 아직 16개 지역구는 개표가 진행 중인데 민주당이 우세한 캘리포니아에 승패가 결정되지 않은 지역구가 몰려 있다. 하원의원 중에 추가로 내각에 차출된다면 다수당 지위가 흔들릴 수도 있다.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은 이날 기자들에게 “트럼프 당선인과 나는 지난 수일간 이 문제에 대해 여러 차례 대화했다”며 “나는 더 많은 의원이 떠날 것으로 예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당선인이 이곳(하원)의 ‘수학’(당별 의석 분포)을 전적으로 이해하고 중시한다”고 덧붙였다. 스티브 스컬리스 하원 공화당 원내대표도 트럼프가 왈츠, 스터파닉의 자리를 채우는 보궐선거 때까지는 추가로 의원을 발탁하지 않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트럼프가 내세운 미국 우선주의 의제를 임기 초반부터 실행하려면 공화당이 하원에서 관련 법안 통과에 속도를 내야 한다. 하지만 민주당과의 의석 격차가 작은 상황에서 법안의 이해관계에 따라 공화당 일부 의원까지 이탈하면 트럼프의 계획대로 밀어붙이기가 어려워진다.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마이크 로저스 의원을 포함, 입각이 거론되는 하원의원이 몇 명 더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임성수 특파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