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태안 천리포수목원의 새로운 캐릭터 ‘찰리푸스모건’의 탄생 비화가 화제다. 천리포수목원은 한 X(옛 트위터) 유저의 실수에서 찰리푸스모건의 이름을 따왔다.
지난 5월 천리포수목원은 어린이날을 맞아 수목원 곳곳에 공룡이 돌아다니는 이벤트를 기획했다. 기존 캐릭터 ‘목련이’의 모티브가 된 목련은 1억4000만년 전부터 존재한 원시식물인데, 이때 공룡이 살았다는 점에서 착안했다.
한 X 유저는 친구에게 이 행사를 언급하며 “요즘 트위터에서 천리포수목원이 흥하더라”라고 말했는데, 친구는 이를 잘못 듣고 “찰리 푸스 모건? 그게 누구야”라고 답한 일화를 X에 올렸다. 일종의 사오정 에피소드다. 이 트윗은 1만3000회 공유되며 화제가 됐다.
이같은 일화는 새로운 캐릭터를 고민하던 천리포수목원에도 전해졌다. MZ세대에게 다가갈 수 있는 친숙한 캐릭터를 고민하던 중 등장한 ‘찰리푸스모건’ 밈에 천리포수목원은 주저 없이 새로운 캐릭터의 이름으로 ‘찰리푸스모건’을 선택했다. 그렇게 수목원을 좋아하는 육식공룡 ‘찰리푸스모건’이 탄생했다.
천리포수목원 관계자는 12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이런 스토리는 일부러 만들려고 해도 만들 수 없는데 서사가 생겼으니 캐릭터를 만들어보자고 했다”며 “이름이 많이 알려지는 계기가 돼 감사할 뿐”이라고 말했다.
천리포수목원은 찰리푸스모건의 이름을 지어준 X 유저를 수목원에 초대하기도 했다. 이 유저는 “사오정 당사자인 내가 수목원에 초대를 받아 놀러 갔다 왔다”며 “얼떨결에 찰리푸스모건의 대모가 됐다”며 X에 방문 후기를 올려 또다시 화제가 됐다.
찰리푸스모건이 일종의 밈으로 자리 잡으면서 천리포수목원을 찾는 관람객의 연령대도 다양해졌다. 이전에는 중장년층이 대부분이었다면 최근에는 10대와 20대 관람객이 증가했다.
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