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 140주년을 맞이하는 한국교회에 가장 필요한 과제로 ‘기독교인의 도덕성 회복(58.6%)’이 꼽혔다. 교회 성장을 위해서는 ‘기독교의 본질 회복(77.9%)’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대표회장 장종현 목사)이 12일 충남 천안 백석대학교에서 진행한 ‘한국기독교 140주년 기념 한국교회 비전대회(비전대회)’에서 발표한 오피니언 리더 조사결과에서다. 이번 조사는 한교총 의뢰로 지앤컴리서치가 지난달 25일부터 12일간 교수와 목사, 역사교사, 언론인 140명 심층 인터뷰를 통해 진행했다.
조사를 진행한 지용근 목회데이터연구소 대표는 영상으로 발표했다.
오피니언 리더들은 해방 전 한국교회가 가장 크게 이바지한 일에 대해 ‘3·1운동, 항일 민족 운동(85.0%)’ ‘근대적 병원(82.1%)’ ‘대학 설립(77.1%)’ ‘양성평등 구현(58.6%)’ ‘한글발전 기여(50.0%) 등으로 답했다. 해방 후에는 ‘민주화 운동(57.1%)’ ‘고아원 설립 등 아동복지(55.0%)’ ‘전후 구호 사업(51.4%)’ ‘소외계층 의료 봉사(50.0%)’ 등이라고 답했다.
한국기독교 성장을 이끈 활동도 해방 전·후로 나눠 조사했다.
해방 전 성장 동력을 묻는 질문에 대해 리더들은 ‘교육기관 설립과 인재양성(82.7%)’ ‘의료시설 설립과 과학적 의료 도입(67.7%)’ 등의 기여가 있었다고 답했다. 해방 후에는 ‘제자훈련과 성경공부(51.1%)’ ‘새벽기도 운동(48.9%)’ ‘구역예배와 셀 목회(42.1%)’ ‘학원 복음화 운동(41.4%)’ 등이라고 했다.
한국기독교가 사회 발전에 이바지하기 위해 강화해야 할 분야로는 ‘도덕성 회복’이 가장 많은 지지를 얻었고 ‘저출생 대책 개발(50.0%)’ ‘기후위기 대응(47.9%)’ 등이 뒤를 이었다.
교회 성장을 위해 강화할 부분에 대해선 ‘기독교 본질 회복’이 압도적 지지를 얻었다. 뒤이어 ‘도덕성 회복(65.7%)’과 ‘기독교 인재 양성(41.4%)’ 등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회의 정치 참여는 부정적 의견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응답자 중 81.4%는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한다고 답했고 현재 교회가 정치적 중립을 지키는 지를 묻는 질문에 대해선 21.4%만 그렇다고 응답했다. 또한 현실 정치에 직접 참여하기보다 ‘기독교 가치관을 가진 정치인을 양성해야 한다(73.6%)’는 응답이 다수로 나타났다.
비전대회에서는 한국교회 성장과 저출생 극복에 헌신한 공로자 16명과 1개 단체를 시상했다.
한교총은 저출산·다음세대 선교 부문에 조민제 국민일보 회장을 비롯해 특별공로상에 림인식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증경총회장, 목회·신학 부문에 이영훈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 대표총회장, 목회·연합 부문에 소강석 새에덴교회 목사, 목회·사회봉사 부문에 양병희 영안장로교회 목사, 목회·사회봉사 부문에 오정현 사랑의교회 목사, 정치·사회 부문에 이봉관 국가조찬기도회 회장 등에게 상패와 메달을 전달하며 격려했다.
이날 비전대회는 한교총 대표회장 장종현 목사의 대회사로 시작했다.
장 목사는 “한국교회는 선교 140주년을 맞아 첫사랑을 회복하고 기도와 성령의 불씨로 부흥의 횃불을 다시 들어야 한다”면서 “신앙의 본질을 회복하며 복음 증인으로 사회적 책임을 다해 세계교회를 선도하는 예수 생명 공동체로 나아가자”고 권했다.
개회예배 설교에서 이영훈 목사는 ‘제자의 길’을 강조했다.
이 목사는 “한국교회는 예수님의 지상명령인 제자의 길을 따르지 못해 영향력이 실추됐고 이를 회복하지 못하면 존경받기 어렵다”면서 “자기 부인과 십자가의 길을 통해 하나 됨을 이루고 한국교회의 부흥 역사를 새로 써 나가자”고 말했다.
천안=글·사진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