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서 4·3희생자 유해 첫 확인

입력 2024-11-12 11:20
제주도청사 전경. 제주도 제공

광주형무소 옛터에서 4·3 행방불명 희생자 유해가 처음 확인됐다.

제주도와 제주4·3평화재단에 따르면 지난해 ‘도외지역 발굴유해 유전자 감식 시범사업’을 통해 대전 골령골에서 첫 4·3 희생자 신원을 확인한 이후 사업을 확대해왔다.

이 과정에서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 조사위원회로부터 제공받은 광주형무소 옛터 발굴 유해의 유전자 정보를 4·3 희생자 유가족의 유전자 정보와 대조한 결과, 제주시 연동리(현 제주시 연동) 출신의 고(故) 양천종씨가 확인됐다.

고인은 4·3 당시 집이 불에 타자 가족들과 함께 노형리 골머리오름에서 피신 생활을 하다 1949년 3월 토벌대의 선전 활동으로 귀순했다.

이후 주정공장에서 한 달여간 수용생활을 한 후 풀려났으나 같은 해 7월 농사일을 마치고 귀가하던 중 다시 체포돼 광주형무소에 수감됐다.

고인이 가족들에게 마지막으로 편지를 전한 시기는 1949년 11월경이다.

한 달 뒤인 12월 4일 가족들은 형무소로부터 고인의 사망 통보를 받았다.

이번에 확인된 유해는 광주 북구 문흥동 옛 광주형무소터 무연분묘에서 발굴된 261구의 유해 중 하나다.

고인의 유해는 내달 16일 인계 절차를 거쳐 유족회 주관으로 제례를 지낸 후 화장하고, 17일 항공편으로 제주에 봉환된다.

제주도는 유가족과 제주도지사를 비롯한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봉환식과 신원확인 보고회를 거행할 계획이다.

현재까지 도내에서는 4·3 희생자 143명의 유해가 발굴됐다.

이번 확인으로 도외 4·3 희생자가 1명에서 2명으로 늘면서, 도내외에서 확인된 총 4·3 희생자 유해 발굴 수는 145명이 됐다.

제주도는 올해 대전 골령골 70구와 경산 코발트 광산 42구 등 도외지역 발굴유해 112구에 대한 유전자 감식을 진행하고 있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