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동생들과 월남한 카이캄 고문 김상복 할렐루야교회 원로목사는 34년이 지난 1984년 북한에서 80세가 된 노모를 만날 수 있었다. 모친은 엄혹한 상황에서도 남몰래 기독교 신앙을 이어갔다. 그는 가족에게도 털어놓지 못한 채 눈물로 믿음 생활을 이어간 어머니 사연을 최근 미국 크리스채너티투데이(CT)에 기고하며 “살아남기 위해 믿음을 숨겨야 하는 북한 기독교인을 위해, 북한이 자유를 허용하는 정권으로 변화되길 기도해달라”고 부탁했다.
김 목사 등 박해국과 관련한 기독교 지도자 6인은 CT에 현지 기독교인이 처한 어려움을 알리며 그들을 위한 기도를 제안했다. 이달 3일과 10일은 세계복음주의연맹(WEA)이 정한 ‘박해받는 교회를 위한 국제 기도의 날’이다.
김 목사는 11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박해 받은 이들은 의지할 데가 없다. 예수님을 믿는 사람들의 기도 밖에는 길이 없다”며 “신앙의 형제·자매들이 자기를 위해 기도해 준다는 것을 알면 용기와 힘을 얻으면서 믿음을 지킬 수 있다. 설령 그들이 우리가 기도하는 것을 알지 못해도 하나님께서 그들을 보호하실 것”이라고 강조했다.
팔레스타인에 있는 베들레헴성경대학 잭 사라 총장은 중동 여러 나라에서는 여전히 기독교 개종이 불법이라며 생존을 위협받는 이곳의 기독교인을 위해 “교회를 인도할 회복력 있는 지도자를 세우길 기도해달라”고 청했다. 세계 기독교인의 관심과 지원을 위한 기도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WEA의 에드 레타 라틴아메리카 이사는 베네수엘라, 쿠바, 니카라과가 중남미에서 박해가 심한 3국이라며 “이 나라의 교회가 어려움을 담대하게 인내하고 정부의 박해로부터 보호받고, 세계 교회가 이들을 보살필 수 있도록 기도해달라”고 당부했다.
스리랑카 기독교복음연합의 마이크 가브리엘 대표는 자국을 포함한 아시아 여러 나라에서 사회적 배제나 차별 등으로 박해가 보편화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고난을 통해 하나님의 백성들이 강건해지며 그의 나라와 의를 구할 수 있도록, 또 박해자의 마음이 유해지도록 기도해달라”고 촉구했다. 나이지리아의 복음주의협회 제임스 아키넬리 대표는 “지난 15년 동안 자국에서 기독교인 5만명 이상이 살해당했다”며 “정부가 이슬람 민병대에 맞서 행동할 정치적 의지를 갖도록, 기독공동체가 포기하지 않고 믿음을 이어갈 수 있도록 기도해달라”고 요청했다.
영국의 기독단체 ‘성과종교의자유’ 헬렌 피셔 대변인은 지난 9월 인천 송도에서 열린 제4차 서울 로잔대회에서 나이지리아 무장단체인 보코하람으로부터 탈출한 한 기독 여성이 고향에서 환영받지 못해 충격받았던 일화를 공유하며 “박해받는 하나님의 자녀가 예수님의 능력 안에서 살아갈 용기를 갖도록, 또 교회가 피해자를 거부하거나 깎아내리는 분위기에 휩싸이지 않도록 기도해 달라”고 바랐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