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백석 총회(총회장 이규환 목사)가 ‘연대와 나눔의 행진’에 새로운 발걸음을 더했다. 예장백석 총회연금기금조성위원회(위원장 김동기 목사)는 11일 충남 천안 백석대에서 ‘백석연금 비전 퍼레이드 데이’를 열고 교단이 함께하는 연금 조성의 의미와 목표를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예장백석은 교단을 대표하는 300대 교회 목회자를 선정해 초청했다. 목회자 연금 기금 조성에 힘을 모을 후원자를 확보하는 차원에서다. 행사에서는 연기금 조성의 필요성에 대한 설명과 사업 경과보고가 이어졌으며 목회자 간 상호 책임 의식을 고취하고 참여를 독려하는 발언이 전해졌다.
이규환 예장백석 총회장은 ‘미래를 준비하는 자세’라는 제목의 설교에서 목회자 연금의 성경적 의미를 조명했다. 이 총회장은 구약 잠언에 나오는 ‘개미에게 가서 배우라’는 격언과 풍년일 때 흉년을 대비한 요셉의 지혜를 언급하며 “현재의 안락함에 안주하지 않고 부지런히 미래를 대비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예장백석 연금제도는 국민연금, 퇴직연금, 은퇴목회자 돌봄 지원으로 구성된다. 특히 미자립교회 목회자도 안정적인 노후를 준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핵심이다. 연금사업단은 앞으로 10년 안에 300억원의 씨앗 자금을 조성해 모든 목회자가 최소한의 노후 소득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약정 행렬에 앞장선 건 교단 설립자이자 대표총회장인 장종현 목사다. 장 목사를 필두로 교단 교회와 총회 임원들의 약정이 이어졌다. 장 목사는 “교단이 목회자 간의 화목과 협력을 통해 더 큰 공동체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연금제도의 궁극적 목표”라고 말했다. 그는 “산간벽지나 오지에서 사역하는 목사님들, 선교사님들에게 도움을 드릴 수 있도록 뜻을 모아 달라”며 “얼마를 내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나보다 어려운 동료를 돕겠다는 생각이 가슴에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늘 행사에서는 박대순(지구촌사랑교회) 이강재(평강교회) 조주원(대한교회) 목사가 각 1억원씩을 약정했다. 지난 8월 본격적인 모금이 시작된 이후 약 2달 만에 약정 금액은 120억원을 돌파했다. 박 목사는 “우리 교회는 300명가량이 모이는 자립교회지만 1억원의 약정은 쉬운 결정이 아니었다”며 “교단 내 어려움을 겪는 동료 목회자들과 함께하려는 마음으로 교인들과 정성을 모았다”고 전했다.
연금사업은 2022년 9월 제45회 정기총회에서 첫발을 뗀 이후 전국 교회 대상 연금 실태 조사와 공청회, 다른 교단 사례 연구 등을 통해 점차 구체화해 왔다. 김동기 위원장은 “오늘 비전 퍼레이드 데이를 통해 연금기금 조성의 첫발을 내딛게 됐다”며 전국 노회 순회 홍보를 통해 연금제도의 안정적 정착을 도모할 계획임을 밝혔다.
천안=글·사진 손동준 기자 sd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