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피언스투어 ‘제왕’ 베른하르트 랑거(독일)가 18년 연속 우승을 향한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랑거는 10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피닉스GC(파71)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챔피언스투어 2024시즌 최종전 찰스 슈와브 컵 챔피언십(총상금 300만달러) 사흘째 3라운드에서 보기는 1개로 줄이고 버디 5개를 잡아 4언더파 67타를 쳤다. 그의 투어 통산 22번째 에이지샷(자신의 나이와 같거나 적은 타수)이다.
중간합계 13언더파 200타를 기록한 랑거는 스티브 앨커(뉴질랜드)의 추격을 1타 차 2위로 따돌리고 단독 선두에 자리했다.
2007년에 챔피언스투어에 데뷔한 랑거는 이 대회 전까지 355개 대회에 출전 통산 46승을 거뒀다. 챔피언스투어서만 벌어 들인 상금액만도 자그만치 3685만5505달러(약 515억 7900여만 원)나 된다.
하지만 올해는 지난 2월에 피클볼을 하다 왼쪽 아킬레스건을 다쳐 부진했다. 이 대회 전까지 15개 대회에 출전해 우승없이 7차례 ‘톱10’에 입그친 것. 그러면서 그의 연속 우승 기록도 17년으로 마감되는 듯했다.
하지만 랑거는 슈와브 컵 포인트 상위 35명만 출전하는 왕중왕전 성격의 이 대회에서 저력을 발휘하며 다시 한 번 우승 기회를 잡았다.
그는 “공격적인 플레이를 했다. 가급적 티샷은 많이 페어웨이를 지키고 아이언은 그린이 지키려고 노력했다”라며 “내가 챔피언스투어서 우승이 없는 건 올해가 처음이다. 내일 최종 라운드에서 모든 노력을 쏟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1라운드에서 4타를 줄여 단독 2위에 이름을 올렸던 최경주(53·SK텔레콤)는 2라운드에서 4타를 잃었으나 이날 2언더파 69타를 쳐 21위(중간합계 2언더파 211타)에 자리했다. 양용은(51)은 이날도 1타를 잃어 맨 꼴치인 35위(중간합계 7오버파 218타)로 밀렸다.
대회 2연패 도전에 나선 앨커는 “이번 목표는 타이틀 방어”라며 “우승하면 슈와브 컵 보너스는 따라 올 것이다”고 타이틀 방어에 대한 강한 의욕을 내비쳤다.
앨커는 어니 엘스(남아공)에 이어 올 시즌 슈와브 컵 랭킹 2위에 자리하고 있다. 슈와브 컵 랭킹 1위에게는 보너스 상금 100만 달러(약 13억 8000만 원)가 주어진다.
엘스는 공동 14위(중간합계 3언더파 210타)에 자리하고 있다. 만약 앨커와 엘스가 현재 순위로 대회를 마치게 되면 슈와브 컵 보너스는 앨커의 차지가 된다.
정대균 골프선임기자 golf56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