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 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겨냥한 이란의 또 다른 암살 모의가 발각됐다고 미 수사당국이 8일(현지시간) 밝혔다. 미국은 지난 7월에도 이란의 트럼프 암살 첩보 입수 사실을 공개한 바 있다.
미국 법무부에 따르면 지난 9월 이란혁명수비대(IRGC)는 아프가니스탄 국적의 파르하드 샤케리(51)에게 트럼프 전 대통령을 암살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샤케리는 미국으로 이민을 갔다가 강도 혐의로 14년간 복역한 뒤 추방됐다. 그는 복역 당시 관계를 맺은 인적망을 활용해 IRGC에 암살 관련 공작원을 제공해왔다.
IRGC는 샤케리에게 트럼프 전 대통령을 감시하고 최종적으로는 암살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샤케리는 엄청난 비용이 들 것이라고 전하자 IRGC 관계자는 “우리는 이미 많은 돈을 썼다”며 “돈은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미 당국에 따르면 이란은 IRGC 지휘관이던 가셈 솔레이마니가 트럼프 1기 당시 미군의 공격으로 사망하자 트럼프 전 대통령과 다른 전·현직 고위당국자를 암살해 보복하려고 하고 있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지난 7월 트럼프 전 대통령 암살을 모의한 혐의로 이란 정부와 연계된 파키스탄 국적 남성을 체포한 바 있다.
IRGC는 지난달 7일에는 트럼프 암살 계획을 일주일 내로 제출하라는 지시를 내렸고, 그게 불가능하다면 대선 뒤로 암살을 미루겠다고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에서 패배하면 암살이 더 쉬워질 것이라는 판단이었다.
미국 맨해튼 연방검찰은 이에 샤케리를 트럼프 당선자 청부 살인 공모 등 혐의로 기소했다.
연방검찰은 또 샤케리가 미국 뉴욕에 사는 이란 출신 미국 국적자를 살해하려고 모의했다며 샤케리를 공범인 뉴욕 주민 칼라일 리베라(49)와 조너손 로드홀트(36)와 함께 기소했다. 이들은 샤케리에게서 10만 달러를 약속받고 이란 정권을 비판해온 이란계 미국 국적자를 수개월간 감시했으며, 살해할 목적으로 그의 위치를 계속 파악하려고 했다고 법무부는 설명했다.
한편 CNN 등 현지 언론들은 샤케리가 현재 이란에 머물고 있어 검찰의 기소에도 그가 실제로 체포돼 처벌받을 가능성은 작다고 전했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