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양도 인근 해상에서 대형 고등어잡이배 135금성호가 침몰한 지 10시간가량이 지나고 있는 가운데, 제주 해상과 연안에서 수색 작업이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다.
제주해양경찰청과 현장상황실 등에 따르면 해경 함정과 관공선, 민간 어선 등 함선 43척과 항공기 13대가 사고 해역을 중심으로 수색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수색 과정에서 오전 8시39분쯤 어탐기 등 수중수색장비를 통해 금성호 침몰 위치가 확인됐다.
발견된 지점은 최초 사고해점에서 북동쪽으로 370m 떨어졌다. 어망이 선체와 연결된 상태였다.
오후 1시부터는 어선 주변을 중심으로 수중 수색 작업이 시작됐다. 침몰한 선박 안에 선원이 있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사고 지점 수심은 90m 가량이다.
연안에서는 육경과 군, 소방이 헬기와 인력 150여명을 동원해 사고가 난 애월읍에서 한경면 일대 연안을 수색하고 있다.
사고해역에는 북동충이 초속 6~8m로 불고, 물결은 2m 이내로 일고있다. 수온은 22도다. 생존 가능시간은 24시간 이상으로 예상된다.
금성호에는 선원 27명이 승선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가운데 15명이 구조되고, 12명이 실종됐다.
구조된 15명 가운데 경남 통영시 50대 선원 2명은 의식이 없는 상태로 발견돼 결국 숨졌다.
구조된 나머지 선원 13명은 제주시 이호동에 마련된 숙소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이 중 일부는 열감 등을 호소해 인근 보건소를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림항 선원복지회관에는 실종자 가족을 지원하기 위한 현장상황실이 꾸려졌다.
실종자 12명 중 한국인은 선장을 포함해 10명, 인도네시아인은 2명이다. 실종자들의 전원 신원이 파악됐고, 선단과 부산시, 제주도에서 현장 상황을 모두 전달했다.
현재 실종자 가족 5명이 제주에 도착해 현장상황실로 오고 있다. 실종자 가운데는 서귀포시에 주소를 선원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도는 사고지원본부와 가까운 한림읍 협재리에 실종자 가족을 위한 숙소를 마련해 둔 상태다.
제주해경청에 따르면 8일 오전 4시31분 제주시 비양도 북서쪽 24㎞ 해상에서 부산선적 근해선망 금성호(129t급)가 침몰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정확한 사고 시각은 확인되지 않았으며, 위치 소실 시각은 오전 4시12분이다.
금성호는 129t급 대형 고등어잡이배로, 전날 오전 11시49분쯤 서귀포항에서 출항했다.
승선원 대부분은 갑판에서 어획물 이적 작업을 하고 있어 구명조끼를 입고 있지 않았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추정된다.
생존 선원에 따르면 금성호는 운반선에 어획물 1차 하역을 끝내고 다른 운반선이 들어오기 전에 그물을 들어 올리는 과정에서 그물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전복됐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