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한 이후 미국 최고 갑부들이 더 부자가 된 것으로 나타났다.
7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블룸버그 억만장자 순위에서 ‘톱10’에 올라 있는 갑부들의 자산이 대선 실시 이후 하룻밤 사이에 640억 달러(88조6144억원)나 급증했다.
이 같은 10대 갑부들의 하루 자산 상승 폭은 2012년 조사가 시작된 이후 최고 기록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가장 큰 이득을 본 사람은 세계 최고 부자이자 트럼프 전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지지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다. 대선 다음날인 6일 테슬라 주가가 14.75%나 폭등하면서 머스크의 자산은 265억 달러(약 36조7000억원)가 불었다.
머스크는 이번 대선에서 트럼프의 당선을 지원하기 위해 슈퍼팩(super PAC·정치자금 모금 단체) ‘아메리카 팩’을 직접 설립해 운영하는 등 최소 1억3200만달러(약 1840억원)를 쓴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당선으로 불어난 재산이 선거에 투입한 금액의 수백 배에 달한 셈이다.
미국 갑부 중 대표적인 트럼프 지지자로 꼽히는 래리 엘리슨 오라클 창업자의 자산도 하룻밤 만에 55억 달러(약 7조6235억원)나 늘었다.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도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으로 막대한 경제적 이득을 얻었다. 그의 자산은 일주일 만에 71억 달러(약 9조9470억원) 늘어났다.
앞서 베이조스는 지난달 말 자신이 소유한 미국 유력지 워싱턴포스트(WP)가 민주당 대선후보였던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지지 사설을 게재하는 것을 불허했다. 당시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을 고려해 해리스 부통령 지지 사설을 불허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에 대해 “향후 대가를 계산하는 행동은 하지 않는다”고 항변했다.
이번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았던 미국 갑부들의 자산도 증가했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를 비롯해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 세르게이 브린 구글 공동 창업자 등 10대 갑부들의 자산 가치는 전반적인 주가 상승 덕분에 일제히 치솟았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