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 갈등을 빚다 물러난 요아브 갈란트 전 이스라엘 국방장관이 가자지구에서 전쟁 목표가 달성됐다며 억류된 인질의 귀환을 위해 타협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갈란트 전 국방장관은 7일(현지시간) 오후 8시를 기해 장관 임기가 종료되자 엑스(X)에 글을 올려 “전사자와 부상자를 포함한 군인들은 전쟁 목표 달성에 최선을 다했으며 하마스 조직을 해체하고 인질들을 돌려받기 위한 조건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하마스 소탕이라는 전쟁 목표가 달성된 만큼 군사작전을 고수하기보다는 인질 귀환을 위한 협상에 무게를 둬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갈란트 전 장관은 이날 재임 마지막 날을 맞아 국방부 자신의 사무실에서 인질 가족들과 면담했다. 채널12 등 이스라엘 언론에 따르면, 갈란트 전 장관은 이 자리에서 “가자지구에는 할 일이 아무 것도 남지 않았다. 주요 목표를 달성했다”며 “우리는 단지 그곳에 있고 싶다는 열망 때문에 그곳에 머물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스라엘이 안정을 위해 가자지구에 남아 있어야 한다는 생각은 “군인들이 목숨을 걸어야 하는 부적절한 생각”이며 “군사적이지도 정치적이지도 않다”고 가족들에게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스라엘 감옥에 수감된 팔레스타인 수감자들을 석방하고 일시적으로 휴전하는 대가로 하마스의 이스라엘 인질을 석방하는 거래를 결정할 수 있는 유일한 인물은 네타냐후 총리뿐이라고 말했다고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갈란트 전 장관은 네타냐후 총리가 지난 5월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이 제시한 휴전안에 대해 ‘필라델피 회랑에 이스라엘군 주둔’ 등의 추가 조건을 붙여 사실상 결렬시킨 것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이스라엘 방위군(IDF) 사령관과 저는 필라델피 회랑에 남아있을 보안상의 이유가 없다고 (당시) 말했다”며 “네타냐후 총리는 외교적 고려 사항이라고 했지만, 외교적 고려 사항은 없었다”고 얘기했다.
앞서 지난 5일 네타냐후 총리는 갈란트를 국방장관에서 해임하고 이스라엘 카츠 외무장관을 그 후임으로 지명했다.
이스라엘군 남부사령관 출신인 갈란트 전 장관은 작년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했을 때부터 국방부 수장을 맡아 지난 13개월간 가자지구 전쟁을 지휘했다. 그는 하마스에 잡혀간 인질 생명을 우선해야 한다며 네타냐후 총리와 수차례 충돌했다.
김남중 선임기자 n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