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종 넘는 약 복용 만성질환자 136만명… 60대 이상 90%

입력 2024-11-08 09:46

고령화와 만성질환 증가로 여러 개의 약을 한꺼번에 복용하는 환자가 해마다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8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고혈압, 당뇨, 무릎관절증 등 만성질환을 1개 이상 진단받고 10개 이상의 약을 60일 이상 복용하는 사람이 올해 6월 현재 136만1754명에 달했다.

연령대 별로는 60대 이상이 122만732명(90%)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전체 인구 대비로는 올해 6월 기준 2.63%이다.

이같은 다제약물 복용자는 2019년 84만47명, 2020년 93만2730명, 2021년 108만108명, 2022년 117만5130명, 2023년 129만337명 등으로 매년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급격한 고령화 추세를 고려하면 국내 다제약물 복용자는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다제약물 복용자는 다른 주요 나라보다 많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한국의 75세 이상 환자 대상 다제병용 처방률(5개 이상의 약물을 90일 또는 4회 이상 처방받은 환자 비율)은 70.2%(2019년 기준)로 OECD 평균(45.7%)보다 훨씬 높았다.

여러 개의 약을 동시에 먹는 노인은 그렇지 않은 노인보다 건강위험에 처할 가능성이 크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공주대 보건행정학과 공동 연구팀 논문에 따르면 국내 65~84세 노인의 약물 복용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장기간의 약물 다제복용은 부정적인 건강 결과를 초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180일 이상 10가지 이상의 과도한 다제복용을 지속한 노인 환자가 입원할 위험은 다제복용이 없었던 노인 환자 그룹보다 1.85배 높은 것으로 추산됐다. 같은 비교 조건에서 응급실 방문과 사망 위험은 각각 1.92배, 2.57배 높았다.

신재희 기자 j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