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일대에 이른바 ‘악마의 바람’으로 불리는 국지성 돌풍이 몰아치며 곳곳에서 화재가 발생하고 있다.
7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 산림·화재보호부에 따르면 전날 LA 카운티와 벤투라 카운티에서 각각 1건씩 산불이 발생했다. 특히 LA 카운티 서북쪽에 맞닿은 벤투라 카운티 캐머릴로 인근에서 발생한 산불은 강풍을 타고 확산해 대형 산불로 커졌다.
이 산불은 ‘마운틴 파이어’로 명명됐다. 6일 오전 9시41분쯤 시작된 마운틴 파이어는 하루가 지난 이 날 오전 4시5분까지 여의도 면적(4.5㎢)의 13배 규모인 57㎢를 불태웠다. 인근 주택 등 3500개 건축물이 위험한 상황으로 소방당국은 주민 1만명에게 대피령을 내렸다.
소방당국은 800명의 인력과 헬기를 투입해 진화를 시도 중이다. 그러나 현재까지 불길이 전혀 잡히지 않아 진압률은 0%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성명에서 “이 화재는 빠르게 확산 중이며 생명을 위협하는 위험한 화재”라며 “지역사회를 보호하기 위해 주(州) 정부 자원을 동원해 대응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날 LA 카운티의 서북쪽 해안 말리부 지역에서 발생한 산불은 현재까지 0.2㎢의 면적으로 번져 건물 2채를 태웠다.
두 화재 모두 직접적 발화 원인은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
미국 기상청(NWS)은 화재 위험이 큰 상황을 알리는 적색경보를 이날 오후 6시까지 발령했다. 기상 예보관들은 이날 캘리포니아 중부 해안에서 샌프란시스코 베이 일대에 걸친 지역에도 강풍이 예상된다고 경고했다.
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