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려운 시대로 복귀” 트럼프 당선에 착잡한 美스타들

입력 2024-11-07 16:30
미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수상자인 배우 제이미 리 커티스가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이 확정된 후 잇달아 인스타그램에 올린 게시글. 그는 “누군가에게는 두려운 시대로의 확실한 복귀를 뜻한다”고 언급하면서 사회적 약자들을 향해 "우리가 함께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스타그램 캡쳐

지난 5일(현지시간) 치러진 미 대선에서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이 확정되자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를 지지해온 할리우드 스타들이 잇달아 안타까움과 우려를 표출했다. 패배한 해리스를 응원하며 다시 연대하자는 목소리도 냈다.

미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수상자인 배우 제이미 리 커티스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린 게시글에서 “(트럼프 당선이) 누군가에게는 더 통제적이고 두려운 시대로의 확실한 복귀를 뜻한다”며 “많은 사람들이 자신들의 권리를 방해받고 거부당할 것을 두려워한다”고 적었다.

그는 “많은 소수 민족 그룹과 젊은이들이 두려워할 것이고 여성은 마땅히 필요한 의료 서비스를 받기 어려워질 것”이라면서도 “그 모든 사람들을 위해 도울 사람이 잇을 것이다. 나도 포함해서”라고 강조했다.

배우 제이미 리 커티스. 연합뉴스

또한 “중요한 건 우리가 일어나 싸운다는 것이다”라며 “여성과 우리 아이들, 그들의 미래를 위해 하루하루 맞서 싸워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다음 날에도 “당신은 혼자가 아니다”라며 기도하듯 모은 손 사진과 함께 연대를 강조하는 게시글을 올렸다.

커티스는 해리스가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확정된 직후부터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

콜롬비아 출신 할리우드 배우 겸 코미디언 존 레귀자모도 자신의 X를 통해 “당신은 10대 시절 자신의 사진을 보고 ‘나 진짜 못생겼네!’라고 생각한 적이 있을 것이다”라며 “이것이 지금의 미국이다”라며 트럼프가 당선된 미국의 현실을 비판했다.

래퍼 카디 비가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이 확정된 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에 올린 글(왼쪽). 오른쪽은 지난 1일 그가 위스콘신주에서 열린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유세장에서 연설하는 모습. 인스타그램 캡처

지난 1일 해리스의 지원 유세에 나서기도 했던 래퍼 카디 비도 대선 결과가 나온 직후 자신의 X에 글을 올렸다. 그가 올린 건 낙선한 해리스를 응원하는 메시지였다.

그는 “당신을 폄하하거나 끌어내리기 위해 사람들이 무슨 말을 했든, 당신이 정직하고 성실하게 선거를 치르지 않았다고는 말할 수 없다”며 “유색인종 여성이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는 날을 볼 거라곤 상상도 하지 못했는데 나와 내 딸들과 전국의 여성들에게 무엇이든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줘서 고맙다”고 전했다.

또 “진정한 아메리칸 드림의 본보기가 되어 주어서 고맙다”고도 덧붙였다.

카디 비는 해리스 지지 연설 이후 트럼프를 지지하는 일론 머스크와 공방전을 벌인 바 있다. 머스크는 지난 3일 자신의 X에 카디 비가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열린 해리스 부통령 유세장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판하는 영상을 공유했다. 그러면서 카디 비가 연설 도중 프롬프터가 고장나 연단에 어색하게 서 있다가 대본이 담긴 휴대전화를 건네받은 뒤에야 연설을 끝낸 것을 언급했다. 머스크는 “누군가 말을 해줘야만 말할 수 있는 또다른 꼭두각시”라고 조롱했다.

래퍼 카디 비가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이 확정된 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에 올린 글(왼쪽). 오른쪽은 지난 1일 그가 위스콘신주에서 열린 해리스 부통령 유세장에서 연설하는 모습. 인스타그램 캡처

이에 카디 비도 “일론, 나는 꼭두각시가 아니야. 나는 나를 위해 일해야 했던 두 이민자의 딸이야”라는 글을 올리며 반박했다. 그는 자신은 어려운 환경에서 자랐으며, 저소득층 주택 지원 프로그램 등 정부 시스템의 도움을 받아 어려움을 극복하고 성공했다고 적었다.

그는 “당신은 미국인의 투쟁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며 머스크와 같은 부유층은 빈곤하게 살아가는 소외 계층의 삶에 대해 이해하지 못한다고 일갈했다.

이가림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