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컴! 실버 친화적 교회가 온다]어르신이 편한 공간으로 변하는 교회

입력 2024-11-07 15:14 수정 2024-11-07 15:30
서울 연동교회 권사들이 3일 교회에 설치된 승강기를 이용하며 환하게 웃고 있다. 연동교회 제공

다음세대 목회와 더불어 ‘노년 세대 신앙 공동체’를 조성하기 위한 교회들의 노력이 확산하고 있다. 저출생 고령화 추세 속에서 어르신 맞춤 목회에 힘이 실리는 셈이다.

교회마다 ‘계단 리프트’와 승강기 설치, 의무실과 대형 스크린 설치 등 교회 환경 개선부터 노인 세대와 자녀 세대를 한 데 묶는 ‘온 세대 목회’까지 다양한 목회적 접근을 하고 있다. 국민일보는 두 차례에 걸쳐 어르신 교인을 위해 교회 환경을 개선하는 사례와 이들을 위한 특화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교회들을 조명한다.

의무실 운영부터 큰 글자 성경과 돋보기 등을 비치해온 교회들은 승강기 설치를 통해 어르신들의 편안한 이동을 돕는 데 집중하고 있다.

서울 영락교회(김운성 목사) 연동교회(김주용 목사) 남대문교회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교회는 지은 지 50년이 훌쩍 넘은 교회 본당을 그대로 두고 고령 교인들이 예배당이나 사무실로 좀 더 편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건물 외벽에 승강기를 설치했다. 영락교회는 교회 마당과 본당, 과거 놀이터가 있던 공터와 교육관 등 10~30m 정도 높낮이 차이가 있어 계단이 아니면 접근할 수 없던 곳을 승강기로 이었다.

남대문교회도 지난해 승강기 공사를 마치고 어르신 친화적 환경을 조성했다. 이 교회 왕보현 장로는 7일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교회가 높은 언덕에 있어 본당에 가기 위해선 긴 회전 계단을 오른 뒤 또다시 별도의 계단을 이용해야 했는데 승강기 설치 이후 이런 불편함이 상당히 해소됐다”고 말했다

서울 상신교회(서은성 목사)는 교회 내부에 승강기를 설치했다. 서은성 목사는 “80년대 말 지은 교회 내부 계단을 모두 철거하고 그 자리에 지하 1층에서 지상 3층을 연결하는 승강기를 설치했고 계단을 별도로 만들었는데 어르신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다”고 전했다.

규모가 작은 교회들은 큰 예산이 필요한 승강기 대신 교회 계단에 설치할 수 있는 계단 리프트를 선택하고 있다. 60대 이상 교인이 절반을 넘어선 경기도 파주 동산벧엘교회(정일엽 목사)는 지난해 12월 계단 리프트를 설치했다. 서울 남부교회(김영진 목사)도 어르신 교인을 위해 7년 전 예배당 1층과 2층을 잇는 계단 리프트를 설치했다. 당초 승강기 설치도 고려했지만 암반 지형인 지하를 파는 게 힘들어 리프트로 대체했다.

서울 덕수교회(김만준 목사)는 최근 본당에 어르신들을 위한 대형 스크린을 설치하고 ‘실버세대 친화적 환경’을 조성했다. 또한 이 교회는 주일마다 의사가 상주하는 시니어 의무실을 운영한다. 이곳에선 혈압 측정에서부터 간단한 치료와 처방도 하고 있다. 사회봉사위원회 이산하 목사는 “어르신들이 갑자기 어지러움을 호소하실 때도 있어 의무실에 의료진과 침대 등도 비치해 편의를 돕고 있다”고 전했다.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