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아내가 ‘사과 제대로 하라’고…본인도 미안한 마음”

입력 2024-11-07 12:07 수정 2024-11-07 14:20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열린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에서 국민들에게 사과하며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7일 부인 김건희 여사와 관련한 여러 의혹에 대해 고개 숙여 사과하면서 “아내도 국민들께 걱정을 끼치고 국민들께서 속상해하시는 것에 대해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김 여사가 직접 사과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한숨부터 내쉬었다. 그는 “제 처가 선거 때부터 사람들과의 관계를 맺는 데 있어 (부적절한 부분이 있었는데) 대통령인 제가 제대로 관리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서 제가 먼저 사과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원래는 (해외)순방을 다녀와서 열려던 기자회견을 앞당겨 오늘 하는 것으로 앞서 발표가 났는데 그날 밤에 집에 들어가니까 (아내가) 기사를 봤는지 ‘가서 사과 제대로 해’라고 얘기하더라. ‘괜히 임기 반환점이라고 해서 그동안의 국정 성과 관련 얘기만 하지 말고 사과를 많이 하라’고 (했다)”라고 전했다.

이어 “본인(아내)도 ‘악마화를 하네, 가짜뉴스를 만들어내네, 침소봉대를 하네’ 하는 억울함도 가지고 있을 것이지만 그보다 국민들께 걱정을 끼치고 (국민들이) 속상해하시는 것에 대한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것도 국정농단은 아니겠죠”라고 뼈 있는 농담을 던졌다.

윤 대통령은 “잘못을 짚어주시면 사과하겠다”면서도 “사실 잘못 알려진 것도 굉장히 많다. 우리(부부)와 얘기한 적 없는 걸 했다고 한다든지, 민주당에서 (녹취를) 공개했는데 짜깁기가 됐다든지 하는 얘기들이 있는데 그걸 가지고 대통령이 맞네 아니네 다퉈야겠나. 그런 점은 양해해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그는 “제가 사과드리는 것은 (그동안 우리 내외의) 처신이 올바르지 못했고 과거 대통령과 대통령 부인이 이어오던 소통 프로토콜을 제대로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다만 ‘명태균씨에게 창원산단 관련한 문서를 줬다’는 등 사실이 아닌 것에 대해 사과할 순 없다. 그런 얘기는 모략이고 인정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선을 그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