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부인이 대통령 일 도우려고 한 것, 국정농단 아냐”

입력 2024-11-07 10:43 수정 2024-11-07 14:27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7일 일각에서 김건희 여사의 대외활동 중단을 요구하는 것과 관련해 “저와 제 참모들이 국익 활동을 위해 반드시 해야 된다고 판단하는 일을 제외하고는 사실상 (이미) 중단했다”며 “앞으로도 이런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대외활동은 국민들이 다 보시는 것이기 때문에 국민들이 좋아하시면 하고 국민들이 싫다고 하면 안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윤 대통령은 “대통령 부인은 대통령을 도와야 하는 입장에 있지 않겠나”라며 “대통령 부인이 대통령을 도와서 선거도 잘 치르고 국정도 남들에게 비판받지 않고 원만히 하기 바라는 일을 국정농단이라고 하면 국어사전을 다시 정리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라고 했다.

이어 “‘대통령이 회의 때 참모들에게 야단을 많이 친다는 말이 있는데 당신 좀 부드럽게 해’ 이런 거를 국정 관여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제가 검찰총장을 할 때부터 저를 타깃으로 하는 거지만 저희 집사람도 침소봉대는 기본이고 없는 것까지 만들어서 제 처를 많이 악마화시킨 것은 있다”며 “제 아내가 잘했다는 것이 아니라 더 신중하게 매사에 처신해야 하는데 이렇게 국민들께 걱정시킨 것은 무조건 잘못이라고 생각”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김 여사에 대해 “제 아내라고 변명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면에서 보면 순진한 면도 있다”며 정치계 입문 시절 있었던 에피소드를 공개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입당 신청서가 언론에 보도되면서 자신의 휴대전화 번호가 공개된 적이 있는데, 김 여사가 이후 해당 번호로 들어온 수천건의 문자에 일일이 답장을 했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아침에 자고 일어나보면 새벽 5~6시인데 안 자고 엎드려서 제 휴대전화를 놓고 답을 하고 있더라”면서 “이분들이 다 유권자인데 답을 해줘야 한다고 하더라. 완전히 낮밤이 바뀌어서 그렇게까지 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런 문자 중에는 ‘국민의힘을 찍어본 적이 없다’고 시작하는 문자도 있었는데 나중엔 (그분이) 저를 열성적으로 지지해줬다. 우호세력으로 바뀐 것”이라고 부연했다.

윤 대통령은 “(김 여사가) 조금이라도 누구한테 도움을 받으면 말 한마디라도 고맙다는 이야기를 해야 한다는 성품이다 보니 이런 문제가 생긴 듯”이라며 “언론에 공개될 것이라고 생각을 못했던 것 같은데 전부 제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후보 시절과 당선인 시절과 대통령이 됨으로써 소통의 방식을 매정하지만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