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이 트럼프’ 업은 트럼프, 당선 확정… 4년 만에 백악관 재입성

입력 2024-11-06 19:38 수정 2024-11-06 21:37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 시각) 치러진 제47대 대선에서 승리해 4년 만에 백악관에 다시 입성하게 됐다.

미국 방송 CNN 집계에 따르면 공화당 대선 후보인 트럼프는 동부 시간 6일 오전 5시30분 기준 전체 선거인단 538명 중 276명을 확보해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219명)를 제쳤다. 트럼프는 승부를 좌우할 7대 경합 주 중 펜실베이니아(선거인단 19명)와 조지아·노스캐롤라이나(각각 16명), 위스콘신(10명)에서 1~3% 포인트 차로 승리를 확정지었다. 개표가 후반부로 접어든 나머지 경합 주 미시간(15명)과 애리조나(11명), 네바다(6명)에서도 2~5% 포인트 앞섰다.

두 후보는 여론 조사에서 초박빙의 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예고됐지만 숨은 지지자인 ‘샤이 트럼프’ 유권자의 존재가 위력을 과시하면서 트럼프가 예상보다 손쉽게 승기를 쥐었다. 이로써 트럼프는 취임 당시 기준 역대 최고령 대통령으로 기록되게 됐다. 그는 내년 1월 20일 취임식을 거쳐 대통령 업무를 다시 시작할 예정이다.

트럼프는 선거인단 과반 확보를 앞둔 6일 오전 2시30분쯤 자택이 있는 플로리다 팜비치 컨벤션 센터에 집결한 지지자들 앞에서 연설을 통해 대선 승리를 조기 선언했다. 그는 “제45·47대 대통령으로 당선되는 영광을 누리게 해준 미국인에게 감사하고 싶다. 미국이 치유되도록 돕겠다. 국경을 포함해 모든 것을 고치겠다”라고 강조했다.

트럼프는 백악관에 복귀한 뒤 집권 제1기에 추진하다 미완에 그친 ‘미국 우선주의’ 정책을 다시 밀어붙일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의 경찰, 자유 민주주의의 지도국을 자임하며 국제 분쟁에 개입해온 미국의 외교 기조는 향후 4년간 전환기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당장 러시아와 2년 9개월 간 전쟁해온 우크라이나가 기로에 설 예정이다.

한·미 상호 방위 조약과 2만8500여명의 주한 미군을 중심으로 한 양국 동맹도 트럼프의 방위비 분담금 인상 요구로 인해 격랑에 휘말릴 수 있다. 또 트럼프 정부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상대로 정상 간 합의를 통한 톱-다운식 외교에 나설 가능성이 있어 첨예한 갈등을 빚고 있는 한반도 정세에도 중대한 변화를 몰고 올 가능성이 있다.

무역 면에서는 관세 확대를 무기로 하는 보호주의 기조를 대폭 강화, 미국 내 제조업 기반 재건을 도모할 것으로 관측된다. 트럼프가 백악관 입성 후 이런 정책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경우 미국과 한·미 자유 무역 협정(FTA)을 맺고 있는 한국이 적지 않은 피해를 볼 것으로 추측된다. 현대자동차·기아 등 완성차 제조 업체가 사정권에 있다.

김진욱 기자 real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