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호 “모집요강과 달리 전형 운영 시 막대한 혼란”

입력 2024-11-06 19:02 수정 2024-11-07 06:31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지난 4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교육시설안전원에서 국민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최현규 기자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대학이 사전 공표한 전형계획·모집요강과 달리 전형을 운영하면 학생·학부모에게 큰 피해를 준다. 대학들은 소송을 당해 입시 현장에 막대한 혼란을 가져올 것”이라고 밝혔다.

이 부총리는 지난 4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교육시설안전원에서 진행된 국민일보 인터뷰에서 ‘대학이 수시에서 정시로 모집인원을 이월 않거나, 추가합격 제한으로 의대 모집인원을 줄일 수 있는가’란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의료계 일각에서 제기하는 변칙적인 모집인원 감축 가능성에 선을 그은 것이다.

의사 단체들은 지난 9월 수시 원서접수 이후에도 모집인원 재조정이 가능하다는 입장이었다. 입시 전문가들은 크게 두 가지 방안을 예상해왔다. 먼저 수시에서 정시로 모집인원을 이월하지 않는 방식이다. 정시 이월은 수시에서 수능 최저기준을 충족 못 해 뽑지 못한 인원을 정시로 넘기는 제도인데, 이를 하지 않으면 실제 정원을 줄이는 효과가 발생한다. 이에 대해 이 부총리는 “의대는 수시모집 미충원 인원을 정시모집에 이월해 선발하겠다는 내용을 모집 요강에 명시했기 때문에 모집인원은 이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추가합격을 받지 않는 방식도 있다. 현행 대입은 9차례 지원 기회를 준다. 복수 합격자들은 연쇄 이동한다. 비수도권 의대는 이동 규모가 커 대학이 추가합격을 제한하면 선발 인원 조정이 가능하다. 교육계에서는 현재 의사 단체가 정부에 ‘대학 자율’을, 대학 총장에게 ‘교육자의 결단’을 요구하는 것은 추가합격 제한 방식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본다.

문제는 이럴 경우 2025학년도 의대 모집인원이 내년 2월까지 불확실해진다는 점이다. 의대 입시는 연쇄적으로 영향을 끼치므로 피해 범위가 입시 전반으로 번질 수 있다. 수험생과 학부모에겐 최악의 시나리오다. 이 부총리의 발언은 교육수장으로서 입시 제도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상황은 방지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 부총리는 내년 도입될 인공지능(AI) 디지털 교과서가 “잠자는 교실을 깨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AI 교과서 실물이 이달 말 공개되면 그간 제기된 우려는 불식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도경 교육전문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