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1년 연속 ‘내수 부진’ 지적…“경기 회복” 정부 평가와 상반

입력 2024-11-06 17:30

내수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는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진단이 또다시 나왔다. 12개월째 내수 회복이 제약되고 있다는 평가에 변동이 없다. 3분기 민간소비가 증가했지만 추세를 반전시키지 못했다는 의미다.

KDI는 6일 발표한 ‘11월 경제동향’ 보고서에서 “설비투자 증가세에도 상품소비와 건설투자 부진이 지속되면서 내수 회복을 제약한다”고 총평했다. KDI는 지난해 12월 이후 매달 내수에 대해 ‘둔화’ 또는 ‘부진’ 평가를 하고 있다.

특히 내수 회복을 방해하는 요인은 상품 소비 부진이 꼽힌다. 상품 소비 동향을 반영하는 대표적 지표인 소매판매액지수는 하락세가 뚜렷하다. 지난 3월부터 9월까지 소매판매는 전년 동월 대비 -1.3%에서 -3.6% 수준의 감소를 기록했다.

KDI는 9월의 경우 화장품(-10.2%) 음식료품(-6.1%) 등 대다수 품목이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고 덧붙였다. 3분기 민간소비는 숙박·음식점업 등 서비스업의 생산 증가 덕에 0.5% 늘었으나, 상품 소비 부진은 여전히 회복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

건설 경기도 위축된 상태다. 9월 건설기성은 12.1% 줄어 감소 폭이 전월(-9.2%)보다 확대됐다. 이로 인해 9월 건설업 취업자는 전년 대비 10만 명 감소했다.

다행히 수출은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수출액은 반도체 등 정보통신기술(ICT) 품목을 중심으로 전년 동월 대비 4.6% 증가했다. 반도체 관련 투자가 증가하며 9월 설비투자도 6.1% 늘었다. 하지만 이러한 요인만으로 내수 침체를 상쇄하기에는 부족하다는 분석이다. KDI는 “건설업 위축으로 경기 개선에 한계가 있다”고 진단했다. 이는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달 “경제가 경기 회복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고 평가한 것과 상반된 해석이다.

KDI는 물가와 관련해선 “수요 측 물가 압력이 낮게 유지되면서 다수의 품목에서 가격 상승 폭이 축소된 가운데 석유류 가격이 대폭 하락하면서 물가 상승세 둔화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세종=신준섭 기자 sman32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