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최고 단풍 명소인 내장산 가는 길에 자리 잡은 전북특별자치도 정읍시 입암면 대흥리는 인구가 700여명에 불과한 작은 시골 마을이다. 전형적인 농촌인 이곳에서 10년째 마라톤 대회가 성황리에 열리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대흥리 마을 마라톤 축제.’
‘대흥리마을공동체’가 주관하고 주최하는 잔치다.
이 공동체는 접지리 5개 마을과 인접한 신마석 마을 등 6개 마을이 모여 2014년 구성했다. 주민들은 이 마을들이 예전 같은 ‘대흥리’에 속했던 의미를 살려 한데 뭉쳤다.
이들은 같은 해 7월 ‘다같이 노∼올자 동네 한바퀴, 블루베리 전국마라톤대회’를 처음 열었다.
스포츠와 지역 특산품 홍보를 접목한 행사였다. 이후 해마다 300∼500명의 동호인이 참가하고 있다.
참가자들은 대흥권역 무지개센터를 출발, 입암 천원천길을 왕복하는 10㎞ 크로스컨트리 코스를 달린다. 가족 단위는 5㎞ 코스를 택한다.
참가자들 손엔 기념품으로 블루베리가 한 상자씩 주어졌다. 참가비로 낸 3만∼3만5000원과 비슷한 가치였다.
마늘과 복분자, 오디, 매실 등은 입상자 시상품과 경품으로 건네졌다. 이로 인해 덩달아 지역 특산품의 판매가 늘었다.
지난 3일 열린 여덟 번째 대회도 인기리에 끝났다.
대회엔 전주와 익산‧군산은 물론 광주 등지에서도 동참했다. 대회는 청년부, 중년부, 장년부, 여자부, 단체전 등 총 5개 부문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1위는 청년부 정현호(광주), 중년부 김태진(전주), 장년부 나종태(김제), 여자부 이은희(전주)씨가 각각 차지했다. 단체전에서는 정읍 내장산 마라톤팀이 우승을 거머쥐었다.
올해엔 특별히 지난 6월에 이어 두 차례 진행됐다. 주최측이 초청한 100여명의 동호인들만 참여했다.
대회장에는 지역 주민과 참가자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블루베리 콩포트 만들기, 제기차기 등 전통 체험 활동이 펼쳐쳤다. 참가자들은 무료로 제공된 식사를 하며 가을 바람을 만끽했다.
대회는 나날이 인기가 높아져 주최측은 선착순으로 500명 정도만 참가 신청을 받고 있다. 최근엔 전북특별자치도의 생생마을 플러스사업(마을축제 운영 활성화)의 일환으로 진행되고 있다.
앞서 2015년 대회땐 인근 주민과 전국 마라톤 동호회원 등 300여명이 참가했다. 주민들의 5㎞ 화합 걷기와 마라톤 동호회원들의 5㎞와 10㎞ 건강달리기 등이 이어졌다. 아쉽게도 코로나19가 극성일 때는 3년간 쉬었다.
특히 이 공동체는 마라톤 축제와 별도로 매년 10월 가을 음악회를 열어 호응을 얻고 있다. 공동체는 해마다 ‘대흥리에 가을이 오면∼’이라는 행사를 연다.
김상기 대흥리마을공동체 대표는 “침체돼 있던 대흥리 일대에 마라톤 대회로 인해 활기가 넘치고 있다”며 “이 대회에 몇 년째 참가하는 동호인도 많다. 앞으로 축제의 질을 더욱 높여 우리나라는 물론 유럽 작은 도시의 유명 축제만큼 자리잡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읍=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