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이 경건한 목자 세우기 위해 작성하신 일”…신학교 내 학생들 자발적 기도 모임 확산된다

입력 2024-11-06 16:24 수정 2024-11-11 12:22
장신대 학생이 6일 서울 광진구 장로회신대 미스바광장에서 진행된 '장신한마음기도회'에서 손을 들고 기도하고 있다.

서울 광진구 장로회신대(장신대·김운용 총장) 정문에서 시작해 100개의 계단을 오르자 나온 미스바광장. 6일 정오가 되자 채플을 마친 장신대 학부생과 신대원생들이 ‘장신한마음기도회’라고 적힌 가판대를 앞에 두고 큰 원을 만들었다. 오후 12시부터 시작한 기도회는 30분간 진행됐다. 이날 기도회에 참여한 70여명의 참가자는 뜨거운 햇살을 받으며 찬양과 기도를 반복했다. 대낮이라곤 믿기 어려울 정도로 간절히 기도하는 이들의 모습에 지나가는 교수, 학부모도 자연스럽게 기도회 일원으로 모였다.

장신한마음기도회는 장신대 내 크고 작은 기도모임이 하나로 모여 만들어진 기도 움직임이다. 장신대에는 각자의 시간과 장소를 달리해 기도회를 갖는 동아리가 존재한다. ‘나무이야기’, ‘시내산선교회’, ‘넥타’, ‘한밀회’ 등이 그렇다. 정재은(27) 배인혜(27) 이기훈(26)씨가 속해 있는 ‘선교파송연구회’도 이러한 기도 모임 중 하나다. 지난해 3월 사경회 이후 이들은 미스바 광장에 모여 사경회를 통해 받은 은혜를 기도로 이어갔다. 이들은 눈과 비가 와도 우산을 쓰고 기도를 드렸고 방학이나 공휴일에도 미스바광장을 지켰다.

비슷한 시기 장신대는 학교에서 진행되고 있는 기도 모임과 동아리의 기도 힘을 연합하자는 목소리가 생겨났다. 산발적으로 이뤄지고 있던 기도 모임이 신대원 학우회를 중심으로 합쳐져 ‘장신한마음기도회’가 시작됐다. 장신한마음기도회 총무 정씨는 “학교에 일어나고 있는 변화는 학생들이 만드는 것이 아니다”라며 “하나님이 다음세대를 살릴 경건한 목자를 세우기 위해 대놓고 작성하신 일 같다”라고 전했다.

기도회는 매주 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진행되고 있으며 매월 마지막 주 목요일 저녁에는 ‘장신 한마음 기도의 밤’으로 깊은 예배를 드리고 있다. 장신한마음기도회로 모이는 학생들의 숫자가 늘어나자 김운용 총장은 영성신학, 조직신학, 구약학, 신약학 4명의 교수를 지도교수로 지명했다. 이날 김 총장은 국민일보에 “매일 진행되는 기도회를 보며 학생들이 나서는데 교수들이 가만히 있을 수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한세대 학생들이 5일 경기도 군포시 한세대에서 정오기도회를 진행하고 있다. 한세대 제공

경기도 군포시 한세대 신학부 앞은 매일 정오기도회에 참여하기 위한 학생들로 붐빈다. 같은 시간 학교 출입문 앞에서는 노방찬양을 인도하는 한세대 학생들을 볼 수 있다. 학교 출입문이 두 아파트 단지를 연결하는 곳에 위치하고 있어 외부인의 이동이 잦기 때문이다. 이들은 오전 10시와 오후 12시 두 차례 외부인과 교내 비신자 학생을 위한 복음 전파에 힘쓰고 있다.

총학생회 중심으로 드리던 기도회에 “우리도 기도하고 싶다”는 학생들의 외침에 열린기도회로 전환된 학교도 있다. 대전 서구 목원대는 지난 9월부터 매일 정오기도회를 드리고 있다. 신학대 학생회장 정예훈(24)씨는 6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다른 신학교에서 일어나고 있는 기도운동을 보면서 우리 학교에서도 기도의 불이 붙길 바랐다”고 전했다. 학교는 지난 4일 배재대 채플실에 모여 대전 내 미션스쿨 세 곳(배재대 대전신대 한남대)과 함께 연합기도회를 진행하기도 했다.

몇몇 학교들이 정오기도회로 일상적 기도의 긴장감을 갖고 있다면 저녁기도회로 깊이 있는 기도회를 진행하고 있는 학교도 있다.

서울신대 학생들이 지난달 31일 학교에 모여 열린기도회에서 기도하고 있다. 서울신대 총학생회 제공

서울신대는 올해 2학기부터 매주 목요일 저녁 열린기도회를 드리고 있다. 일반학과가 증가하면서 교내 비신자비율이 60%까지 올라가게 된 것이 기독학생들의 마음을 움직인 것이다. 2년 전 3~4명의 백석대 학부생들의 기도도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현재는 매주 월요일 저녁에 2시간 이상 기도에 몰입하는 정기적 기도모임으로 성장했다.

송용원 장신대 조직신학과 교수는 “코로나를 거치며 학생들의 영적 본능이 깨어나고 있는 것”이라며 “여러 신학교에서 나타나고 있는 학생들의 자발성은 성령의 역사”라고 평가했다.

박윤서 기자 pyun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