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경기지사와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독일에서 비공개 회동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및 위증교사 혐의 재판 1심 선고를 앞둔 시점에 잠재적 대항마로 거론되는 두 정치인이 만남을 가진 것을 두고 여러 정치적 해석이 나온다.
경기도는 6일 언론 공지를 통해 “김 지사가 지난 1일 독일 프리드리히 에버트재단의 공식 초청을 받고 베를린으로 이동해 현지에서 ‘휴머노믹스와 경제통일’을 주제로 정책 간담회를 했다”며 “간담회가 끝난 이후 현지에 체류 중인 김경수 전 경남지사와 계획에 없던 자연스러운 만남이 있었다”고 밝혔다.
두 사람은 회동에서 현 정부의 국정 운영과 관련한 비판적 인식을 공유하고 현재의 정국 혼란상에 대한 우려를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김 전 지사 측은 회동 의미에 대한 과도한 의미 부여를 경계했다. 김 전 지사 측 인사는 통화에서 “김 전 지사가 독일에서 일정이 맞아 누군가와 만나는 것은 일상다반사”라고 말했다.
양측 모두 회동에 대해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고 있지만, 정치권은 김부겸 전 국무총리와 함께 야권의 ‘신(新) 3김(金)’으로도 불리는 두 사람이 이 대표의 1심 선고를 앞둔 시점에 만난 데 대해 주목하는 분위기다. 독일 회동이 민주당 ‘일극체제’에 도전할 수 있는 ‘대항마 연대’의 시작점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현재 김 지사는 도정을 기반 삼아 정치 활동 영역을 넓히는 모습이다. 김 전 지사도 ‘친노(친노무현)·친문(친문재인) 적자’라는 정통성을 앞세워 운신할 만한 정치적 공간의 확보를 모색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학차 독일에 머무는 김 전 지사는 연말쯤 귀국할 예정이다.
여기에 지난 총선 공천 과정에서 이른바 ‘비명횡사’를 당한 비명(비이재명)계 인사들이 지난 6월 결성한 ‘초일회’도 최근 보폭을 넓히고 있는 중이다.
초일회 간사인 양기대 전 의원은 통화에서 “연말·연초에 ‘3김’을 초청해 강연을 진행할 계획”이라며 “공정하고 납득 가능한 대선 경선을 통해 정권을 교체할 수 있도록 ‘3김’은 물론이고 박용진 전 의원 등 다양한 당내 후보들이 뛸 공간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