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과 관련해 온라인에 범람하고 있는 가짜뉴스가 선거 당일인 5일(현지시간)에도 기승을 부렸다. 일부 투표소에는 폭탄 테러를 예고하는 내용의 가짜 이메일이 전송되기도 했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이번 선거와 관련한 허위 정보에 FBI 이름과 로고가 사용된 가짜 영상이 온라인상에 유포된 두 사례를 확인하고 조사 중이라고 이날 밝혔다.
FBI 관련 이들 영상에는 ‘펜실베이니아와 조지아, 애리조나주 등 5곳의 교도관들이 수감자 투표를 조작하고 정당과 공모했다’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또 다른 영상은 유력 언론사인 CBS 뉴스가 실제 보도한 것처럼 제작된 가짜뉴스였는데 ‘잠재적인 테러 공격으로 FBI가 유권자들에게 원격 투표를 권고한다’는 허위 정보를 담고 있다.
FBI는 “이들 영상은 진짜가 아니며 그 내용도 사실과 아니다”라고 밝혔다. CBS 뉴스도 이런 보도를 한 적이 없다고 입장을 냈다.
이 같은 영상들은 러시아의 허위 정보 조직에 의해 제작된 것으로 추정됐다. 이 조직을 추적하는 민간조사기구인 안티봇4나발니는 이 조직이 최근에 제작한 또 다른 영상에도 FBI가 들어 있다고 설명했다.
전날에는 CNN의 ‘주요 대선 속보’라는 형식으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텍사스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앞선다’는 가짜 이미지가 엑스(X·옛 트위터)에 퍼져 1000만회가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 이미지에는 텍사스의 개표가 20% 미만으로 진행된 상황에서 해리스 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앞서 나가고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미 국토안보부 산하 사이버인프라보안국(CISA)의 젠 이스터리 국장은 “올해 대선에서는 이전에 없을 정도로 많은 허위정보(disinformation)가 퍼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에는 또 조지아와 미시간, 위스콘신주의 일부 투표소에 ‘폭탄이 설치됐다’고 위협하는 이메일이 전달돼 일부 투표소가 일시 문을 닫기도 했다. 이에 조지아주 풀턴 카운티의 두 개 투표소는 관계자들이 일시 대피하면서 약 30분간 문을 닫았다. 이 카운티는 투표소 운영 시간을 중단됐던 시간만큼 연장하기로 했다.
FBI는 이 이메일이 러시아 도메인에서 발신됐으며 미국 선거에 혼란과 불신을 조장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미 의사당에서는 수상한 도구를 소지한 한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날 의사당 방문자 센터 보안 검색 과정에서 경찰은 연료 냄새가 나고 손에 플레어와 토치 등 불을 붙이는 데 사용하는 도구를 소지하고 있는 한 남성을 수상히 여겨 체포하고 조사 중이다. 이후 의사당의 투어는 중단됐다. 경찰은 이 남성을 조사 중이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