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속 ‘광야’와 같은 탈기독교 사회에서 지녀야 할 태도는?

입력 2024-11-05 16:07 수정 2024-11-05 16:47
앤드류 애버네시 교수가 5일 서울 용산구 삼일교회에서 '순례자로서의 초대'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미셔널신학연구소(이사장 송태근 목사)가 5일 서울 용산구 삼일교회에서 ‘광야의 제자도와 선교’를 주제로 선교적 성경해석학 콘퍼런스를 열었다. 이날 행사는 이사야서 성경해석학 전문가인 앤드루 애버네시(미국 휘튼대), 김희석(총신대), 김아윤(수도국제대학원대) 교수가 연사로 나서 성경에 등장하는 ‘광야’를 현대 교회와 연결해 강연했다. 미셔널신학연구소 선교적 성경해석학 콘퍼런스는 연 1회 진행되며 올해로 5회를 맞았다.

애버네시 교수는 ‘순례자로서의 초대’를 주제로 히브리서 3~4장의 광야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세 가지 교훈을 제시했다. 그가 전한 세 가지는 ‘믿음 훈련장’으로써의 광야, 광야에서도 누릴 수 있는 안식, 예수님의 속죄 사역으로 완성되는 광야 속 안식이다. 이어 “광야를 신실하게 견뎌내고 예수님을 의지할 때 궁극적 안식에 도달할 수 있다”며 “순례자 백성을 형성하는 하나님 선교의 필수적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현대교회에서 나타나고 있는 ‘거대한 교회 이탈’ 현상이 성경 속 나타나는 광야의 시간으로 비유된다. 애버네시 교수는 “광야의 시간을 통해 선교적 제자의 정체성을 회복하듯 작금의 탈기독교 현상에서 하나님에 대한 믿음을 공고히 해야 한다”며 “기독교인의 순례자 정체성을 확실히 깨닫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요청했다.

김희석 교수가 '시편에 나타난 광야:개인과 공동체를 위한 믿음의 훈련장'을 주제로 5일 삼일교회교육관에서 강연하고 있다.

김 교수는 시편 속 광야가 삶 가운데 하나님의 인자하심을 경험하는 기회가 된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시편 107편을 보면 백성들이 환난 중에 여호와를 부르짖는 장면들이 묘사된다”며 “그 가운데 기적을 베푸시는 인자하신 하나님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시편 장면 속 등장하는 ‘부르짖는 행위’에 대해 김 교수는 개인이 주체가 아님을 꼬집었다. 그는 “광야는 개인 신앙 경험으로 극복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나와 더불어 하라고 허락하신 ‘언약공동체’, 교회를 통해서 함께 극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교회와 이를 연결한다면 어떻게 해석할 수 있을까. 기독교 위기라는 광야를 지나가고 있는 한국교회가 하나님을 더욱 깊이 알고자 하는 노력과 개인, 교회공동체 경계를 넘어 세상으로의 영향력 확장이 필요하다는 제안이 나왔다. 김 교수는 “여호와의 인자하심은 우리가 개인과 언약공동체를 넘어 세상으로 나아갈 때 베풀어진다”고 강조했다.

글·사진=박윤서 기자 pyun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