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파리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게 된 것은 하나님의 은혜이자 선물입니다.”
올림픽 브레이킹 남자 초대 금메달리스트 ‘필 위자드’ 필립 김(27) 선수의 고백이다. 필립 김 선수는 한국인 부모 사이에서 태어난 교포 2세다. 최근 내한해 밝은 미소로 ‘모든 것이 하나님 은혜’라고 밝힌 필립 김 선수를 지난달 31일 서울 국민일보빌딩 종교국 스튜디오에서 만나 단독 인터뷰했다.
‘브레이크 댄스’ ‘비보잉’ 등 이름으로 잘 알려진 브레이킹은 1970년대 미국 뉴욕에서 탄생한 스트릿댄스의 한 종류이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브레이킹의 스포츠적 가치에 주목하며 지난 7~8월 열린 ‘2024 파리 올림픽’에서 처음 올림픽 경기 종목으로 등극했다. 필립 김 선수는 파리 올림픽 브레이킹 비보이 부문 결승에서 ‘대니 단’ 다니스 시빌(26·프랑스) 선수를 3-0으로 꺾고 올림픽 초대 브레이킹 금메달리스트로 자리매김했다.
김 선수는 이날 인터뷰에서 “나는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의 교회에 다니며 그리스도인으로 성장했다”면서 “아버지의 교회는 작은 개척교회였지만, 목회자인 아버지 밑에서 자라난 영향인지 나는 압박감이 심한 대회 등 어떤 어려운 상황 가운데서도 늘 감사하는 마음과 밝고 긍정적인 태도를 갖출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케 됐다”고 고백했다.
그는 이어 “브레이킹에 처음 빠져들게 된 계기도 아버지가 목회지를 토론토에서 밴쿠버로 옮기며 밴쿠버 시내에서 브레이킹 거리 공연을 마주하게 된 것”이었다며 “다시 생각해보면 이를 포함한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인도하심이었다고 생각된다”고 전했다.
김 선수의 아버지인 김병태 목사는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감독회장 김정석 목사) 소속 목회자로 1997년 캐나다에서 이민 목회를 시작했다. 김 목사는 최근 치매를 진단받은 어머니의 병간호를 위해 교회를 사임하고 한국으로 귀국했다.
이날 김 선수와 함께 국민일보를 찾은 김병태 목사 역시 기쁨과 감사를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김 목사는 “그동안 올림픽 종목이 아니던 브레이킹이 파리올림픽에서 갑자기 경기 종목으로 등극한 것부터 필립이가 결승에서 프랑스 선수를 상대로 ‘개최국(홈) 어드밴티지’에 영향을 받지 않은 것까지 그야말로 말도 안 되는 여러 우연이 겹쳤다”며 “마치 하나님께서 필립이를 통해 세상에 선한 영향력을 전하게 하시려고 의도하신 것 같다”고 전했다.
아버지의 말을 듣고 있던 김 선수는 다짐이 있다고 했다.
“앞으로도 하나님의 보호하심과 인도하심을 전적으로 신뢰하면서 브레이킹 선수로 활동하고 이를 통해 세상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고 복음의 열매를 맺는 신앙인이 되길 기도합니다. 지켜봐 주세요.”
조승현 기자 cho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