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애틀랜타의 한 권사는 50년 넘게 다니던 교회를 떠나는 결단을 내려야 했다. 젊은 시절 이민 생활을 시작해 결혼하고 자녀를 키우며 신앙생활을 이어온 교회였지만 교단이 동성애를 수용하면서 성경말씀을 따르겠다는 그녀의 신앙 양심과 충돌하게 됐다. 권사는 “이 교회를 떠나는 것은 생명보다 소중한 무언가를 포기하는 일과 같았다”고 전했다. 캘리포니아의 한 장로도 59년간 헌신해온 교회지만 교단 탈퇴에 필요한 교인의 찬성 투표율이 67%를 넘지 못해 떠날 수밖에 없었다. 그는 “평생을 섬긴 교회였기에 떠날 수 없다는 생각이 강했지만, 그곳에서 예배드리는 것이 더는 가능하지 않게 됐다”고 토로했다.
이러한 아픔을 겪고 미국 연합감리교회(UMC)를 떠난 이들을 위해 세계감리교회(GMC)가 성경적 신앙 회복을 위한 공동체로 자리 잡았다. GMC 한미연회 연대사역책임자 류계환 목사는 지난 3일 서울 영등포구 국민일보 본사에서 UMC와의 갈등을 겪고 신앙을 지키기 위해 교단을 떠난 이들의 이야기를 나누며 “예수 그리스도의 진리와 성경적 거룩함을 세상에 전하기 위한 신앙 회복 운동이 바로 GMC 설립의 취지”라고 밝혔다. GMC는 2022년에 출범해 현재 전 세계 40개국 5,000개 교회가 소속된 교단이다.
류 목사는 “연합감리회의 실수와 교단법의 문제를 넘어, 우리 세대가 하나님의 말씀을 떠난 것에 대한 회개가 필요하다”며 “GMC가 단순한 교단이 아닌 신앙운동”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첫 총회에서 드려진 성찬예배가 자연스럽게 1시간 동안의 회개기도로 이어졌다”며 “그 순간 성령의 인도하심을 느꼈다”고 고백했다. 지난 9월 코스타리카에서 열린 GMC의 제1차 총회에서 발표된 사명선언문에는 ‘성서적 거룩함을 온 지구에 선포하는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를 삼는 교회’라는 비전이 담겨 있었다.
UMC를 탈퇴하고 GMC에 가입한 한인교회 60여 개는 교단 산하 한미연회를 구성했다. 그들은 노령화된 교회 현실과 3040 세대의 교회 이탈 문제를 고민해 지난 5월 3040 세대를 위한 위원회를 발족했다. GMC 한미연회는 이 세대가 교회의 중심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적극적인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다.
특히 3040 세대와 그 가족을 위한 부흥회 ‘더커넥트(The Connect)’를 통해 한인 이민 가정과 교회 회복을 위한 발걸음을 준비하고 있다. 더커넥트는 오는 27일부터 30일까지 시카고 하이포인트한인교회에서 열릴 예정이다. 주제는 ‘우리를 온전하게 하는 복음의 능력, 복음본색’으로 3040 세대가 가정과 교회 안에서 하나님 말씀을 중심으로 하나 되고 신앙의 뿌리를 회복하는 것이 목적이다.
이번 부흥회는 부모와 자녀들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영어권과 한국어권으로 나뉜 신앙 강의와 어린이 돌봄 서비스가 마련돼 자녀가 있는 가정도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다. 주요 강사로는 이성철(달라스 중앙감리교회), 김다위(선한목자교회) 목사와 크리스천 연애·결혼을 주제로 하는 박위·송지은 부부, 건강한 가정의 성교육에 대한 강의를 전할 김지연 약사가 나선다. 영어권 청년과 유스 세대를 위해서는 1.5세와 2세 사역자인 브라운 최 목사와 원동김 목사가 신앙의 메시지를 전할 예정이다.
류 목사는 “3040 세대가 가정 중심의 신앙을 회복하고 말씀의 중요성을 새롭게 인식하기를 바란다”며 이들에게 하나님의 말씀이 일상에서 어떻게 실질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지에 대한 교육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그는 “젊은 세대가 겪는 현실적 고민과 하나님의 말씀이 맞닿는 접점을 찾고자 한다”며 “이번 집회가 그들의 영적 갈급함을 채우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GMC는 이번 ‘더커넥트’ 부흥회를 통해 젊은 세대가 신앙 공동체에 깊이 뿌리내리도록 돕고, 이민 사회에서 가정과 교회가 말씀을 중심으로 새롭게 일어설 수 있도록 지원한다. 류 목사는 “3040 세대의 신앙적 갈급함과 가족 간 연대를 통해 교회가 세대를 연결하는 사역을 이어가고 진리의 말씀을 전하는 일을 지속해야 한다”며 “이번 부흥회를 시작으로 GMC는 한인 교회와 신앙 공동체의 어려움을 함께 나누고 다음세대가 하나님의 말씀을 구체적으로 경험할 다양한 연합 행사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수연 기자 pro11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