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 잘 나가도… 하이브·SM 엔터사들 ‘영익 감소’

입력 2024-11-05 14:22
에스엠 소속 그룹 에스파(왼쪽)와 하이브 레이블즈 어도어 소속 뉴진스. 에스엠·어도어 제공

세븐틴·뉴진스 등 인기 아티스트를 앞세운 하이브와 에스파·라이즈 등을 보유한 에스엠의 올 3분기 영업이익이 눈에 띄는 하락세를 보였다.

하이브는 연결 기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542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25.4% 감소했다고 5일 공시했다. 매출은 5278억원으로 1.9% 감소했다. 순이익은 14억원으로 98.6% 줄었다.

하이브는 “영업이익률은 1분기 4%, 2분기 7.9%, 3분기 10.3%로 빠르게 상승하는 추세”라며 “신사업 전개를 위한 초기 인프라 구축 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서면서 영업이익률이 회복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아티스트들의 고른 활약에 힘입어 올해 3분기 기준 누적 매출은 1조5000억원을 넘어섰다”며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연매출 2조원 고지 달성에 청신호가 켜진 것”이라고 강조했다.

매출을 분야별로 살펴보면 음반·음원, 공연, 광고·출연료가 포함된 ‘직접 참여형’ 매출은 3230억원으로 18.8% 감소했다. 특히 음반·음원(-18.8%), 공연(-14.8%) 분야의 하락 폭이 두드러졌다. 하이브는 “3분기에는 올림픽이라는 글로벌 이벤트가 있어 이를 피해 앨범 발매가 이뤄졌다”며 실적 하락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엔하이픈·보이넥스트도어의 앨범 판매량 성장, 뉴진스의 일본 데뷔 싱글 밀리언셀러 달성, 방탄소년단(BTS) 지민과 르세라핌의 좋은 음원 성적 등 다양한 하이브 뮤직 그룹 아티스트들의 활약으로 견조한 실적을 유지했다”며 “데뷔와 동시에 글로벌에서 파워풀한 음원 성적을 보인 캣츠아이도 음반·음원 매출에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뉴진스는 3분기 앨범 발매나 공연 등 주요 활동 없이도 음원 차트와 광고에서 꾸준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이브는 “4분기에 다양한 소속 가수들이 컴백해 직접 참여형 매출이 개선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MD(굿즈상품) 및 라이선싱, 콘텐츠, 팬클럽 등이 포함된 ‘간접 참여형’ 매출은 2049억원으로 31.8% 증가했다. 이 가운데 콘텐츠 매출이 63.6% 증가해 성장을 견인했다.

하이브는 캣츠아이의 데뷔 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 ‘팝 스타 아카데미: 캣츠아이’와 세븐틴의 스타디움 콘서트 영화 ‘세븐틴 투어 팔로우 어게인 투 시네마스’ 등이 콘텐츠 매출에 기여했다고 전했다. 하이브가 운영하는 팬 플랫폼 위버스의 MAU(평균 월간 활성 이용자 수)는 970만명으로 직전 분기 대비 약 10만명 증가했지만 전년 동기 대비로는 약 90만명 감소했다.

하이브는 4분기에 위버스 라이브 방송과 VOD(주문형 비디오)에도 동영상 광고를 적용하고, 월 구독형 멤버십 서비스를 도입해 수익성 향상에 나선다. 4분기 활동이 기대되는 아티스트로는 오는 15일 솔로 앨범을 내놓는 BTS 진과 11일 컴백하는 엔하이픈이 꼽힌다. 르세라핌도 12월 일본 싱글을 낼 예정이고 보이넥스트도어는 12월 첫 단독 투어 콘서트에 나선다.

코스닥 상장사인 에스엠은 연결 기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133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73.6%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이날 공시했다. 매출은 2422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9% 감소했다. 순이익은 37억원으로 95.6% 줄었다.

에스엠은 지난 1·2분기에도 고전했다. 1분기 매출은 220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9%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55억원으로 집계돼 14.9% 감소했다. 순이익(124억원)도 45.9% 줄었다. 에스엠은 영업이익 감소에 대해 멀티 프로덕션 체제 구축에 따른 인원 증가와 신규 자회사 초기 운영 비용 증가의 영향인 것으로 분석했다.

2분기 역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5.9%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30.7% 감소했다. 음반 판매와 콘서트 증가로 매출은 늘어난 반면 영업이익은 제작 콘텐츠 분량 증가 및 종속법인 영업적자 등으로 줄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