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로 뜨는 뜨개질, 손목 건강엔 어떨까

입력 2024-11-05 07:54 수정 2024-11-05 07:57

최근 알 수 없는 이유로 손목 통증을 호소하며 내원하는 환자들을 자주 접한다. 평소 손목 사용이 많지 않다고 생각하던 환자들이 막상 ‘손목터널증후군’ 진단을 받고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한 환자의 경우 뜨개질을 손목 통증의 원인으로 뒤늦게 감지한 사례도 있었다. 최근 현대인들이 퇴근 후 다양한 취미 생활로 정서적 안정감과 성취감을 얻고 있지만, 이를 질환의 원인으로 생각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보여진다.

뜨개질은 잡생각을 없애고 집중력 향상과 정서적 안정에 효과적이다. 실제 ‘작업치료저널’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뜨개질을 한 3500명 중 81%가 행복감을 느낀다고 답했다. 특히 최근한 아이돌이 본인이 제작한 뜨개 옷을 입고 무대에 선 후 제작 과정을 SNS에 게재, 관련 콘텐츠가 급증하는 추세다.

손목터널증후군은 손목 앞쪽에 있는 9개 힘줄과 정중신경이 지나가는 손목터널(수근관)이 반복된 자극을 받아 좁아지는 질환이다. 이 때문에 ‘수근관증후군’이라 칭하기도 한다.
손목터널을 덮고 있는 인대가 염증과 섬유화로 인해 두꺼워지면 그 아래로 통과하는 정중신경을 압박해 찌릿한 통증과 저림 증상을 유발한다. 만약 뜨개질 등 취미생활에 집중하다 손목에 느껴지는 통증을 대수롭지 않게 넘긴다면, 증상이 악화돼 병뚜껑을 따기 힘들거나 정교한 손동작에 어려움을 겪는 등 일상에 불편함을 느낄수 있다.

한의학에서는 침·약침 치료 중심의 한방통합치료로 손목터널증후군을 치료한다. 특히 정제된 한약재 성분을 경혈에 주입하는 약침 치료는 손목 수근관 내 염증을 빠르게 해소하고 신경 회복을 촉진하는 효과를 보인다. 실제 약침의 손목터널증후군 치료 효과는 여러 논문을 통해 과학적으로 입증된 바 있다. 대한한방내과학회지에 소개된 임상증례 논문을 보면 약침 치료를 받은 손목터널증후군 환자군의 통증 평가척도(NRS, 0~10)는 치료 전 매우 심한 통증에 해당하는 9에서 치료 3주 후 가벼운 통증인 1까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뜨개질 등 취미를 통한 정서적 안정감과 성취감을 경험하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정작 본인의 몸이 보내는 통증 신호를 안일하게 여긴다면 손목터널증후군과 같은 질환이 찾아올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통증이 지속된다면 신체적 건강을 고려해 취미생활의 시간을 적절히 조절하는 것은 어떨까. 이제균 대구자생한방병원장

이제균 대구자생한방병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