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이미 러시아 쿠르스크에 북한군 1만1000명이 주둔해 있다고 4일(현지시간) 주장했다.
이날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저녁 연설에서 정보팀으로부터 북한군 동향을 받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주장한 북한군 주둔 규모는 기존에 추정한 규모를 웃도는 수준이다. 앞서 우크라이나 국방정보국(DIU)은 지난 2일 쿠르스크에 약 7000명의 북한군이 배치됐다고 밝혔다. 쿠르스크에 모인 북한군 병력 규모가 3~4일 만에 수천명 늘어난 셈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리는 북한군의 증가를 목격하고 있지만 우리 파트너의 반응은 증가하지 않았다”며 서방 동맹국이 더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는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매슈 밀러 미국 국무부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지난주 8000명의 북한군이 쿠르스크로 갔다고 했는데 지금 우리는 1만명에 달하는 북한군이 쿠르스크로 간 것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미국은 지난달 31일 북한군 약 8000명이 쿠르스크에 집결해 우크라이나군과 마주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북한군이 이미 쿠르스크에서 전투에 참여하고 있다는 보도에 밀러 대변인은 “그들이 전투를 하고 있다는 언론 보도를 봤다”면서도 “나는 그것에 대해 확정적으로 말할 수 없다”고 밝혔다.
앞서 북한 전문매체 NK뉴스는 지난달 29일 러시아가 쿠르스크 등 서부 지역으로 북한군을 빠르게 이송하기 위해 항공편을 활용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전했다. 비행기 항로 추적 누리집 플라이트레이더24 등에 따르면 지난달 23일 러시아 정부 소유 RA-96014가 모스크바와 평양을 오갔다. NK뉴스는 해당 항공편에 북한 주요 군사 관계자가 탑승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도 우크라이나 관료를 인용해 “거대한 IL-76 수송기를 타고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러시아 서부의 군 비행장으로 이동한 뒤 다음 전투지역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전했다.
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