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문 두드리며 “물 좀 달라”…사이비·이단의 가정집 포교 어떻게 대처해야?

입력 2024-11-04 15:47 수정 2024-11-05 15:47
한 누리꾼이 자신의 집을 찾아 초인종을 누르는 두 여성의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 한 인터넷사이트 게시판 올리며 불안감을 토로하고 있다. 보배드림 게시 글 캡처

사이비·이단 종교 신도로 추정되는 이들이 가정집 문을 두드리며 호의를 핑계로 포교하려 한 일화가 인터넷상에 알려지며 논란을 빚고 있다. 사이비·이단 전문가들은 대화하려 하거나 물리적인 접촉을 하지 말고 거절 의사를 분명히 밝히고 자리를 피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최근 ‘보배드림’이라는 유명 인터넷 커뮤니티의 한 게시판에 ‘집까지 찾아오는 도를 아십니까?’라는 제목의 글이 퍼지며 누리꾼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글쓴이 A씨는 자신의 집 인터폰에 포착된 두 명의 여성 사진을 찍어 올리면서 이들과 나눈 대화를 공개했다. A씨에 따르면 이 두 여성은 현관문 벨을 누른 뒤 “물을 좀 달라”고 했다. A씨가 “편의점에서 사드세요”라며 정중히 거절했지만, 이들은 “학생이냐”며 “베풀면 복 받는다”고 재차 요구했다고 한다. A씨가 끝까지 거절해 결국 이 여성들은 발걸음을 돌렸지만, A씨는 “‘도를 아십니까’ 이젠 집까지 찾아온다”며 “교인들 집착 너무 무섭다”고 두려움을 토로했다.

이처럼 이단·사이비들의 가정집 방문 포교가 다시금 기승을 부리는 건 아닌지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불특정 다수의 가정집을 찾아 포교를 시도하는 건 한때 이단·사이비들의 주된 수법 중 하나였다. 하지만 집을 찾은 낯선 이를 경계하는 사회 분위기와 함께 안전의식도 점점 높아지며 한동안 잠잠해졌다.

전문가들은 과거와 달리 집 문을 두드리는 낯선 이를 향한 경계심이 높아진 현실이지만, 여전히 이 같은 포교에 노출된 노약자들이 존재하는 만큼 적절한 대처법을 주지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한다.

사이비·이단 종교 대처 전문기관 현대종교의 법률고문인 김혜진 변호사는 “직접적인 대면을 피하고 경비실이나 경찰서에 연락해 다시는 집에 찾아오지 못하도록 경고를 하는 편이 좋다”고 조언했다. 또 “문을 열기 전 인터폰을 통해 대화할 때 거부 의사를 명백히 표현하고 돌아가 줄 것을 요구해야 한다”며 “거부 의사를 표현했음에도 계속 벨을 누를 때에는 문을 열지 말고 경비실에 연락하거나 경찰서에 신고해 도움을 구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김 변호사에 따르면 계속해서 찾아와 문을 두드리고 들어오려 하는 것으로도 주거침입죄로 처벌할 수 있다. 혹 모르고 문을 열었을 때는 말싸움이나 물리적 충돌이 일어나지 않도록 조용히 거절하는 것이 좋다. 김 변호사는 “말싸움하다 몸싸움으로 번지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 옆의 한 사람이 휴대전화로 촬영해 폭행이나 명예훼손, 모욕죄로 고소하기도 한다”며 “때리지 않았어도 몸이 닿아있는 장면을 폭행 증거로 제시할 수도 있으니 될 수 있으면 신체적 접촉을 하지 않는 게 좋다”고 강조했다.

임보혁 기자 bosse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