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반떼에 받힌 ‘4억 람보르기니’ 차주 등판…“양측 모두 보험 처리 가능”

입력 2024-11-04 14:17
지난 1일 경기 안양의 한 아파트에서 발생한 아반떼와 람보르기니 충돌 사고.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아반떼가 수억원에 달하는 람보르기니 차량을 들이받는 사고 영상이 온라인에서 화제가 된 가운데, 자신이 람보르기니 차주라고 주장하는 누리꾼이 등장했다. 이 누리꾼은 “양측 모두 보험 처리할 수 있다”며 아반떼 차주에 대한 비난이나 신상털기 등을 멈춰달라고 요청했다.

지난 1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다수 온라인커뮤니티에는 이날 오전 경기 안양의 한 아파트 입구에서 발생한 아반떼와 람보르기니 우라칸 충돌 사고 영상이 퍼졌다.

영상에 따르면 중앙선을 침범한 회색 아반떼가 아파트 주차장 입구에서 나와 좌회전 중이던 빨간색 람보르기니 차량과 부딪힌다. 아반떼 차주가 차에서 내려 사고를 확인한 후 얼굴을 감싸 쥐는 장면도 영상에 담겼다.

사고 영상이 퍼지자 아반떼 차주와 사고에 대한 근거 없는 추측 글이 온라인에서 퍼졌다. 람보르기니 차주가 전손 처리를 한다거나 아반떼 차주가 보험에 가입하지 않아 수억원을 부담해야 할 것이라는 내용 등이었다. 전손처리는 사고 난 차량 가격보다 수리비가 높을 때 보험사가 아예 차량을 매입하는 경우를 말하는데, 이 경우 차주는 보험금 대신 보험사가 인정하는 차량 가격을 받게 된다.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캡처

추측이 기정사실처럼 퍼지자 자신을 람보르기니 차주라고 밝힌 누리꾼 A씨가 직접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등장했다. A씨는 자신의 블랙박스 영상과 주변 CCTV 영상을 확인했다며 “입구 앞에는 탑차가 주행 중이었고, 제 출차를 위해 잠시 멈췄다. 탑차는 짐을 내리고 있지 않았다. 아반떼 차량은 탑차의 정차를 기다리지 못하고 차선(중앙선)을 넘어 직진했다. 제가 도로에 완전히 진입한 순간, 아반떼 차량이 충돌했다”고 밝혔다. 다만 A씨는 이는 자신의 개인적 의견이라고 강조했다.

A씨에 따르면 사고 직전과 직후 아반떼 차량의 브레이크등은 점등되지 않았다. 람보르기니 차량은 사고 직후 시동이 걸리지 않았다. A씨는 “(아반떼가) 제 차량의 측면을 먼저 강하게 들이받은 후 차량이 밀리면서 후면 휀더 부분까지 추가로 충격을 받았다”며 “시트 에어백이 작동하면서 퓨즈가 나가 시동이 걸리지 않는 상태다. 전손 여부는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아반떼 차량이 보험에 가입하지 않았다는 추측도 사실이 아니라고 A씨는 밝혔다. A씨는 “다행히 양측 모두 보험 처리가 가능한 범위 내에 있다”며 “저 또한 무보험차상해를 포함한 최고 수준의 보험에 가입돼 있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람보르기니 우라칸. 람보르기니 홈페이지 캡처

A씨는 경찰에 사고 사실을 신고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A씨는 “신고를 하지 않아 제 직업이 불법적이라거나 토토 관련이라는 오해가 있는 것 같다”며 “저는 합법적인 애플리케이션 운영 법인 회사를 운영하는 대표”라고 밝혔다. 이어 “사고가 처음이라 경찰에 사건접수까지 해야 하는 줄 몰랐다”며 “추후 보험사 측 의견을 듣고 필요하다면 정식으로 사건접수 후 진행하겠다”고 덧붙였다.

아반떼 차주에 대한 추측과 이를 기반으로 한 비난에 대해 A씨는 자체를 요청했다. A씨는 “가해자와 피해자가 명확히 구분되지 않은 상황에 사고 직후 상대 운전자분께서 먼저 사과의 말씀을 전했다”며 “추측성 비난이나 욕설은 삼가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했다.

한편 피해 람보르기니는 우라칸 에보 스파이더 모델로 추정된다. 국내에서 한정판으로 판매된 이 차량의 출고 가격은 3억8000만원이었다. 중고차 시장에서는 약 4억원대에 거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