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국회에서 한덕수 국무총리의 시정연설문 대독을 들으며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 관련 기사를 검색해 보는 모습이 포착됐다.
4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한 총리가 윤 대통령의 내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 관련 시정연설을 대독하는 동안 자신의 자리에서 윤 대통령 관련 기사를 모니터링하는 이 대표의 모습이 언론 카메라에 찍혔다.
이 대표가 본 기사는 친윤(친윤석열)계 김민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이날 YTN 라디오 ‘뉴스파이팅, 배승희입니다’에 출연해 발언한 내용을 정리한 것이었다. 해당 기사 제목은 <친윤계 “여론조사가 무슨 의미? 尹만큼 ‘거짓 선전·선동’에 휩싸인 정부 없어”>였다.
해당 인터뷰에서 김 최고위원은 윤 대통령 지지율 10%대 하락에 관한 질문을 받고 여론조사 신뢰성에 의문을 표했다. 그는 “(윤 대통령은) 대선 때부터 말할 수 없이 많은 거짓 선전 선동들에 휩싸여 왔다”며 “다 사실무근임이 밝혀졌어도 대부분 시끄러웠던 것들만 기억하니까 이것이 (대통령 지지율에) 상당히 부정적으로 작용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진행자가 ‘윤 대통령 지지율은 하락세인 반면 국민의힘 지지율이 약간 상승세로 나왔다’고 묻자 김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의 지지율이 오르면 좋은 일이라는 생각은 들지만 저는 지지율 조사로 일희일비한다는 게 부질없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지금 소위 ‘명태균 사건’ 의혹의 핵심이 여론조사를 ‘마사지’한 것이 아니냐는 것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여론조사를 얘기한다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고 했다. 명태균 사건을 계기로 여론조사 자체의 신뢰성이 훼손됐다는 취지의 주장이다.
김 최고위원은 “지난 부산 금정구 재보궐 선거에서는 모든 여론조사가 야권이 이긴다고 얘기했지만 실제로는 20% 포인트 이상 차이 나게 저희 당 후보가 승리했다. 오차 범위도 아니고 20% 포인트 이상 차이 나는 여론조사를 우리가 어떻게 해석해야 될까”라며 “여론조사 신뢰를 높이기 위해 어떤 규제들이 필요할지 정치권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尹 시정연설 불참해 총리가 대독…野 “고집불통 기가 막혀”
한편 윤 대통령은 2022년과 지난해에는 직접 국회를 찾아 시정연설을 했으나 올해는 불참하고 한 총리가 연설문을 대독했다. 연설문에서 윤 대통령은 집권 2년 반 동안의 성과를 소개하고 개혁의 당위성을 역설하는 데 주력했다. 최저치를 기록한 국정 지지율과 김건희 여사 특검법 등 정치적 현안과 관련한 언급은 없었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시정연설에 불참한 것에 대해 “윤 대통령의 국회 무시가 참을 수 없는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윤종군 원내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거부권 남발로 국회와 야당을 무시하더니 이젠 대놓고 국민과 싸우겠다며 구중궁궐에 틀어박힌 대통령의 고집불통에 기가 막힌다”며 이같이 밝혔다.
윤 원내대변인은 “여당 대표까지 윤 대통령이 국회로 나와야 한다고 촉구하는데 이 조차 싸늘하게 외면했다”며 “이대로 윤 대통령이 오기를 부린다면 17%(지난 1일 발표된 문화일보 의뢰 엠브레인 퍼블릭 여론조사)의 국정지지율은 바닥이 아니라 국정붕괴의 시작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