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기증 편견 없애고 생명나눔 가치 전해요”

입력 2024-11-04 11:03
뇌사 장기기증인 유가족 40여 명이 지난달 30일 서울 은평구 북한산국립공원 도봉산 둘레길 일대에서 장기기증 캠페인을 진행하기 위해 모였다.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제공

(재)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장기기증본부·이사장 박진탁)는 지난달 30일 서울 은평구 북한산 도봉산 둘레길에서 뇌사 장기기증 유가족 40여 명이 장기기증인식개선 캠페인을 진행했다고 4일 밝혔다. 캠페인에 참여한 유가족들은 고인의 장기기증으로 생명을 살린 경험을 전하며 기증에 대한 편견 해소에 나섰다.

공점덕(71)씨는 “2013년 남편의 장기기증으로 3명의 생명을 살렸으나 오랫동안 죄책감에 시달렸지만 지난 5월 캠페인 참여 이후 남편을 잃은 고통이 생명을 살렸다는 자부심으로 변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는 장기기증에 대한 편견이 유가족과 환자들에게 상처를 준다”며 “생명나눔의 가치를 알리기 위해 용기를 냈다”고 밝혔다.

유가족들은 장기기증인 예우 차원에서 지원되는 장례 보조비와 관련해 부당한 비난을 받는 사례도 있다. 장기기증본부가 2022년 실시한 심층 인터뷰에 따르면 유가족들은 왜곡된 시선으로 인해 고립감과 대인기피증을 겪기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체는 캠페인 외에도 유가족 심리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오는 7일 시작하는 ‘도너패밀리 심리지원 프로그램’은 유가족이 건강한 애도 과정을 이어갈 수 있도록 돕는 4주 과정이다.

김동엽 장기기증본부 상임이사는 “장기기증 문화가 정착하려면 유가족에 대한 예우가 필요하다”며 “기증인이 남긴 사랑의 가치를 통해 유가족들이 힘을 얻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수연 기자 pro11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