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네이버·한투파 투자’ 클레이랜드, 사기 혐의 피소

입력 2024-11-03 17:09 수정 2024-11-04 18:54
위에이알이 판매한 클레이랜드 대체불가토큰(NFT). 서울시 지도를 5가지 크기의 사각형으로 잘라 NFT로 발행해 판매했다. 자료 클레이랜드.

가상 부동산 프로젝트 ‘클레이랜드(Klayland)’가 대체불가토큰(NFT) 투자자(홀더)들로부터 ‘환불을 제대로 해주지 않는다’며 피소됐다. 클레이랜드는 메타버스(가상공간) 붐을 타고 네이버 한국투자파트너스 등에서 투자를 유치하며 이름을 알렸다. 서울시 지도를 사각형 크기로 잘라 NFT로 발행한 후 판매했으나 사기 혐의로 고소를 당했다.

3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성동경찰서는 클레이랜드 운영사 ‘위에이알(WE-AR)’에 대한 사기 신고가 접수돼 수사에 착수했다. 위에이알은 2022년 초 클레이랜드 가상 부동산 NFT를 판매했다. 메타버스와 NFT 투자 열풍에 힘입어 위에이알은 약 7000여개의 클레이랜드 NFT를 판매했다.

투자자들은 수익을 낼 수 있다는 회사 측 설명을 믿고 투자에 나섰다. 위에이알은 2022년 당시 클레이랜드를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만들어 광고판 대여와 임대 등을 통해 수익을 낼 수 있다고 밝혔다. 위에이알은 투자자들에게 가상 부동산 등기권리증을 실물로 발행하기도 했다.
클레이랜드 NFT 투자자(홀더)들에게 실물로 발송된 클레이랜드 NFT 등기권리증. 사진 독자제공.

투자자와의 갈등은 위에이알이 올해 7월 클레이랜드 프로젝트 개발을 중단하겠다고 밝히면서 본격화됐다. 메타버스 관심도 저하와 수익성 악화, 자금 조달의 어려움 등을 이유로 들었다. NFT 판매대금 15억원은 대부분 썼다고 주장했다. 현재 사업 관련 예산은 2000만원밖에 남지 않았다는 게 위에이알 설명이다.

투자자들은 위에이알이 클레이랜드 백커(투자자)로 홍보한 네이버제트와 스노우, 한국투자파트너스 등에서 받은 투자금 40억원을 제외했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소프트 러그풀(rug pull)을 하기 위한 거짓말”이라는 입장이다. 소프트 러그풀은 투자금을 모은 뒤 제대로 사업 계획을 이행하지 않으면서 투자자에게 피해를 주는 행위를 뜻한다.

환불도 문제다. 클레이랜드 NFT 판매 대금으로 쓰였던 ‘클레이튼’ 코인은 현재 유통되지 않는다. 투자자들은 투자원금에 해당하는 현금을 돌려줘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현재 위에이알은 다른 코인(카이아)으로 환불해주고 있다. 이마저도 가치를 따지면 투자 원금의 10분의 1밖에 되지 않는다는 게 투자자들 주장이다. 현재까지 투자자들이 추산한 환불 완료액은 약 3000만원으로 판매 대금의 2%다.

투자자들이 제기한 환불 금액과 규모 등에 문제에 대해 위에이알 측은 “담당자가 없어 즉각적인 답변이 어렵다”고 답했다. 김찬희 위에이알 대표는 현재 해외에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광수 장은현 기자 g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