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세대 목회와 함께 고령 교인을 위한 ‘실버 신앙 공동체’도 확대되고 있다. 저출생 고령화 추세 속에서 어르신 맞춤 목회에 힘이 실리는 셈이다.
목회자들은 60대 이상 교인을 위한 목회를 통해 ‘복음의 낙수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교회마다 ‘장애인 리프트’와 승강기 설치 등 교회 환경 개선부터 실버 세대와 자녀 세대를 한 데 묶는 ‘온 세대 목회’까지 다양한 목회적 접근을 하고 있다.
‘환갑 교인’, 조만간 50% 육박
최근 교계에서 발표되는 통계들은 하나같이 60대 이상 교인이 지속해서 늘어난다고 예측하고 있다.
목회데이터연구소(대표 지용근)와 한국교회총연합(대표회장 장종현 목사)이 지난 9월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현재 28.9%(240만명)인 60대 이상 교인 비율은 점진적으로 늘어나 2050년이 되면 전체 43.9%(246만명)가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인 2명 중 한 명이 60대가 된다는 의미다.
교인들의 평균 나이가 많아지면서 ‘교회 봉사 상한 연령’을 묻는 질문엔 시니어 교인 10명 중 4명(38.2%)이 “80세 이상까지 사역할 수 있다”고도 답했다. 교회 봉사에 대한 실버 세대의 열정이 적지 않다는 지표다.
적지 않은 교회가 ‘큰 글자 성경’을 비치하고 돋보기도 대여하고 있다. 어르신을 대상으로 한 ‘노인학교’를 운영하는 교회도 꽤 많다. 주요 신학대 목회학 박사 과정의 최근 논문 주제로 노년 목회가 주로 선정되는 것도 이런 변화상이 반영된 결과로 볼 수 있다.
‘장애인 리프트’에서 승강기까지
2010년 이후 교회 계단이나 본당 내·외부에 ‘장애인 리프트’나 승강기를 설치하는 교회도 부쩍 늘고 있다. 장애인 이동 편의를 돕기 위한 목적도 있지만 사실 계단을 오르내리기 어려운 어르신들이 이런 시설의 주 이용자다.
서울 영락교회(김운성 목사) 연동교회(김주용 목사) 남대문교회 등은 교회 외부에 승강기를 설치했다.
이들 교회는 지은 지 50년이 훌쩍 넘은 교회 본당을 그대로 두고 고령 교인들이 예배당이나 사무실로 좀 더 편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건물 외벽에 승강기를 설치했다. 영락교회는 교회 마당과 본당, 과거 놀이터가 있던 공터와 교육관 등 10~30m 정도 높낮이 차이가 있어 계단이 아니면 접근할 수 없던 곳을 승강기로 이었다.
남대문교회는 지난해 승강기 공사를 마치고 어르신 친화적 환경을 조성했다.
서울 노원구 상신교회(서은성 목사)는 교회 내부에 승강기를 설치했다.
서은성 목사는 3일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80년대 말 지은 교회 내부 계단을 모두 철거하고 그 자리에 지하 1층에서 지상 3층을 연결하는 승강기를 설치했고 계단을 별도로 만들었다”면서 “어르신 교인은 물론이고 장애인 교인들의 만족도가 무척 높고 말할 수 없이 편하게 예배당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규모가 작은 교회들은 큰 예산이 필요한 승강기 대신 교회 계단에 설치할 수 있는 장애인 리프트를 선택하고 있다.
“신앙 선배들께 듣습니다”
박상진 유바디교육목회연구소 소장은 최근 진행한 ‘노년 목회 정책 세미나’에서 “어르신들의 소외감은 줄이고 참여는 높이라”고 주문했다.
박 소장은 “교회는 세대 통합 목회로 어르신들의 신앙 경험을 나눌 수 있고 이를 통해 노인들의 소외감도 줄일 수 있다”면서 “조부모와 부모, 자녀 세대로 이어지는 신앙 계승의 모델이 이를 통해 완성될 수 있다”고 했다.
서울 반포교회(강윤호 목사)는 은퇴 여정에 있는 성도를 위한 목회를 시작했다.
‘라이프 시즌 미니스트리’라는 교육과정으로 고령자를 위한 맞춤 성경공부 등을 통해 어르신들을 신앙 양육 대상으로 보고 목회적 돌봄을 하고 있다. 다음세대부터 고령 교인까지 ‘온 세대 목회’를 위한 시스템을 구축했다.
강윤호 목사는 “교육과정뿐 아니라 조부모와 부모·자녀 세대를 한 데 묶어 서로 신앙적 대화를 하도록 하는데 이를 통해 어르신들의 신앙 경험과 지혜가 자연스럽게 전 세대로 전수되고 있다”면서 “어르신들의 보람도 크고 함께 참여한 다른 세대들의 만족도도 높다”고 설명했다.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