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선 사전투표 7000만명 돌파…2020년 대선 투표자수의 44%

입력 2024-11-03 12:15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연합뉴스

미국 대선에서 사전투표(대면+우편)를 마친 유권자가 2일(현지시간) 기준 7000만명을 돌파했다. 2020년 대선 당시 투표한 유권자 기준으로 44%를 넘는 수치다. 특히 7대 경합주 중 한 곳인 노스캐롤라이나에서는 허리케인 헐린 피해에도 사전투표 유권자가 전체 추정 유권자의 60%를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타임스가 이날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사전투표를 마친 미국 유권자는 7000만9000여명이다. 전체 추정 유권자 중 사전투표 비율은 경합주인 노스캐롤라이나가 62%로 가장 높았다. 조지아 57%, 네바다 55%, 애리조나 51% 등 경합주에서 사전투표율이 높았다. CNN 집계로도 7150만여명, NBC방송 집계로는 7218만여명이 사전 투표를 마쳤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치러진 2020년 대선의 사전투표율 69%에는 못 미치지만 여전히 많은 유권자가 사전투표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셈이다.

특히 노스캐롤라이나에서는 사전 대면투표를 한 유권자만 380만여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0년 대선 당시 사전 대면투표 총 363만명보다도 많은 수치다. 조지아의 경우도 사전투표자가 400만명을 넘어, 2020년 대선 실제 투표자의 80% 수준에 육박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전국적인 사전 투표율은 2020년 이맘때만큼 높지는 않지만, 2016년이나 이전 선거 연도보다는 훨씬 높다”며 “수백만 명의 미국인이 조기 투표에 참여하면서 선거일이 선거 시즌으로 바뀌었다”고 전했다.

사전투표는 통상적으로 민주당 지지자들이 많이 참여한다. ABC뉴스와 여론조사기관 입소스가 지난달 27일 공개한 여론조사에서 사전투표를 했다고 밝힌 유권자 사이에서 해리스는 62%의 지지를 받았다. 트럼프 지지율은 33%에 그쳤다.

하지만 이번 대선에서는 사전투표 유권자 구성도 민주당 편향이 옅어지는 조짐이다. CNN이 7대 경합주 사전투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펜실베이니아에서는 2020년 당시 사전투표자의 67%가 민주당, 22%가 공화당 소속으로 등록돼 있었지만 올해 대선에서는 민주당원 비율이 56%로 줄고, 공화당원 33%로 늘었다.

노스캐롤라이나에서도 2020년 대선에서는 사전투표자 중 민주당 등록 유권자가 36%, 공화당 등록 유권자 31%였지만 이번 대선에선 민주당은 33%로 줄었고, 공화당은 34%로 늘었다. 2020년 대선과는 달리 공화당에서도 적극적으로 사전 투표를 권유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연령별로도 2020년 대선보다 고령 유권자들이 더 적극적으로 사전투표에 나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펜실베이니아의 경우 2020년 대선에서 사전투표자 중 65세 이상은 39%였지만 이번 대선에서는 48%로 늘었다. 노스캐롤라이나에서도 65세 이상 비율이 29%에서 35%로 증가했다.

다만 사전투표의 증가가 곧바로 전체 투표율의 증가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분석이 나왔다. WP는 선거 전문가를 인용, “사전투표가 새로운 유권자를 많이 창출해내지는 않는다”며 “사전투표자들은 대부분 투표 방법과 시기를 변경하는 사람들이지, (투표를 하지 않고) 집에 있을 사람은 아니다”고 전했다.

워싱턴=임성수 특파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