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을 방문 중인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60년 전 박정희 대통령이 파독 광부·간호사 앞에서 ‘눈물의 연설’을 했던 장소를 찾아 눈길을 모았다.
지난달 31일 독일 에센과 뒤스부르크시를 방문한 이 도지사는 첫 일정으로 1964년 12월 박정희 대통령이 독일을 방문해 에르하르트 총리와 정상회담으로 차관을 확보하고 뒤스부르크 함보른 탄광회사에 모인 파독 광부·간호사 앞에서 ‘눈물의 연설’을 했던 장소를 찾았다.
1964년 12월 10일 박 대통령은 이곳에서 “광원 여러분, 간호원 여러분…(생략)…비록 우리 생전에는 이룩하지 못하더라도 후손을 위해 남들과 같은 번영의 터전만이라도 닦아 놓읍시다. 여러분 난 지금 몹시 부끄럽고 가슴이 아픕니다…나에게 시간을 주십시오. 우리 후손만큼은 결코 이렇게 타국에 팔려나오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반드시…”라고 연설한 바 있다.
이 장소는 현재 뒤스부르크 시의 스포츠팀이 체육관으로 활용하고 있으며 당시 흔적은 찾아볼 수 없다.
이 도지사는 이어 에센의 한인문화회관(파독광부기념회관)을 찾았다.
이 자리에 모인 100여명의 파독 광부·간호사들을 위해 오찬을 마련하고 이들에게 감사패를 전달하고 감사의 영상을 함께 시청했다.
이어 재독동포역사자료실 나복찬 위원의 안내로 회관에 세워진 각종 기념조형물, 광부와 간호사의 역사가 담긴 자료사진들과 영상, 이미륵 박사 흉상, 파독 근로자 명단, 옥외 광산박물관 등을 둘러봤다.
또 뒤스부르크 시청을 방문해 쇠렌 링크 시장과 면담을 하면서 포스코가 제작한 방독 60주년 기념현판을 전달하고 연설 장소에 설치를 건의했다.
이와 함께 박정희 대통령 연설장소 주변을 (가칭)‘박정희 정원’으로 조성하고 양 지역의 발전을 위한 공동포럼 개최도 제안했다.
뒤스부르크 시는 이를 위한 의회 동의와 행정 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
이 도지사는 내년 APEC 정상회의 개최 때 뒤스부르크 시장을 초청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저녁에는 주독 한국대사관 본 분관(분관장 허승재 총영사)과 함께 ‘박정희 대통령 방독 60주년 기념행사 및 국경일 리셉션’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는 독일의 주요 정관계 인사 및 외교 관계자, 시장(부시장), 재독 한인회 대표 등이 300여 명의 내·외빈이 참석했고 박정희 대통령 방독 60주년을 기념한 5분 내외의 영상이 상영됐다.
이 도지사는 “독일 정부의 지원과 파독 근로자들의 피와 땀 그리고 박정희 대통령의 리더십이 지금의 대한민국을 만들었다”며 “세계 10대 경제 강국이 된 지금, 결코 과거의 성공에 안주해서는 안된다. 박 대통령의 정신을 이어받아 새로운 도약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동=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