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이어 하나님께 감사와 영광을 먼저 돌립니다.”
온라인 게임 리그오브레전드(LoL·League of Legends) T1 원거리 딜러 구마유시 이민형(21) 선수가 ‘2024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우승 소감을 두고 이같이 말했다. 롤드컵은 축구 월드컵과 같은 권위가 있는 대회다. LoL 개발사가 해마다 개최하는 세계 대회로 전 세계 젊은이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2일(현지시각) 영국 런던 O2 아레나에서 열린 롤드컵 결승전에서 4시드 T1이 LPL(중국) 1시드 비리비리 게이밍(BLG)을 상대로 세트 스코어 3대2로 꺾고 5번째 우승을 거머쥐었다.
T1은 BLG에 거센 초반 압박에 첫 세트를 내줬다. 하지만 집중력 있는 운영으로 두 세트를 챙기면서 균형을 맞췄다. 3세트에서 BLG의 연이은 기습에 당하며 매치 포인트까지 몰렸지만, 4세트와 5세트에서 페이커 구마유시 등 선수들의 활약이 최종 승리를 견인했다. 이번 우승으로 T1은 팀 사상 5번째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T1은 역대 최초 롤드컵 5회 우승, 같은 주전 멤버로 연속 2회 롤드컵 우승이라는 전무후무한 대기록을 세웠다.
T1은 이후 우승 인터뷰를 진행했다. “위대한 원거리 딜러로 거론되는 선수들과 견줬을 때 본인은 어느 정도까지 올라왔다고 생각하는가”란 주최 측 질문에 이민형 선수는 “하나님께 먼저 감사드린다”고 답했다.
이민형 선수는 기독교인으로 유명하다. 이 선수 아버지인 이상곤 목사에 따른 영향이 크다. 그는 과거 인터뷰에서도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에 대해 (목회자인 아버지 밑에서 자라며 받은) 가정 교육 등 종교적 이유를 꼽은 바 있다.
T1 공식 유튜브에 따르면 이 선수는 동료 옆에서 성경 읽는 모습이 공개되는 등 기독 선수의 면모를 감추지 않았다. 인스타그램과 같은 SNS를 통해 ‘내게 능력 주시는 자 안에서 내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느니라’(빌 4:13) 등의 말씀을 올리기도 했다.
이민형 선수의 신앙 고백에 대한 온라인 네티즌들의 반응도 뜨겁다. “올해도 역시 하나님게 영광 돌리는 크리스천 보이” “호감이다” “역시 최고의 ‘빽’은 하나님” 등 의견이 눈길을 끌었다.
2011년 12월 발매된 LOL은 플레이어 5명이 각 다른 포지션에서 성장을 통해 아이템과 레벨을 올려 상대의 기지를 파괴하는 ‘멀티플레이어 온라인 배틀 아레나’(AOS) 장르의 게임이다.
김동규 조승현 기자 kky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