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돌발행동 대비하는 美민주…가짜뉴스 확산 차단

입력 2024-11-02 10:55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지난달 31일 미국 네바다 주 리노에서 열린 유세에서 연설하고 있다.(왼쪽 사진) 오른쪽 사진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 엘런타운 PPL 센터에서 선거 유세 중인 모습. 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4년 전 대선 때처럼 개표 당일 ‘돌발 승리선언’을 할 것이라는 예측이 확산되면서 민주당이 대책 마련에 나섰다.

로이터 통신은 1일(현지시간) 민주당과 카멀라 해리스 캠프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개표 당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2020년과 같이 돌발 행동을 할 경우에 대한 대응 시나리오가 준비됐다”고 보도했다.

초박빙 판세 속에 개표 윤곽이 나오기까지는 며칠이 걸릴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그러나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대선 투표 당일인 오는 5일 승리 선언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책사로 불리는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도 언론 인터뷰에서 “트럼프는 (투표가 끝난 뒤 바로) ‘내가 이겼다’라고 선언해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2020년 대선 당시 개표가 진행되는 도중 갑자기 새벽에 승리를 선언했다.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승리를 선언한 뒤 일부 주에서 선거일 이후에 개표되는 사전 우표투표가 ‘사기극’이라며 개표하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주장과 달리 개표 3일 후 경쟁자였던 조 바이든 대통령의 승리가 확정됐다.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의 돌발 선언으로 인해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 사이에서는 “바이든의 승리는 사기”라는 여론이 확산했다. 이는 이듬해 1·6 연방의회 폭동 사태의 씨앗이 됐다.

해리스 부통령은 최근 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만약 트럼프가 언론과 미국 여론을 조작하려고 한다면 우리도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조기 승리 선언을 할 경우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주장을 반박할 예정이다. 또 SNS와 TV에 ‘마지막까지 개표가 계속돼야 한다’는 내용의 광고를 송출할 계획이다.

해리스 캠프의 고위관계자는 “트럼프가 이번에도 개표가 끝나기도 전에 거짓 주장을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지난번에 실패한 것처럼 이번에도 실패로 끝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