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오는 4일 국회에서 열리는 내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에 불참할 것으로 보인다.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1일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윤 대통령의 시정연설 여부를 묻는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아직 결정이 안 됐다”며 “현재로서는 한덕수 국무총리가 나가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전 의원은 “다음 주 월요일에 있는 시정연설이 아직 결정도 나지 않았다는 것은 문제가 있는 것 아닌가”라며 “대통령께서 왜 숨으시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정 실장은 “대통령 시정연설은 매년 있는 것이 아니다. 총리가 대신하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고 반박했다.
윤 대통령이 직접 예산안 시정연설에 나서지 않으면 박근혜 정부 때부터 11년간 이어져 온 관례가 깨지게 된다. 윤 대통령은 취임 후 매년 국회에서 직접 시정연설을 해왔다.
그간 정치권에서는 윤 대통령과 명태균씨의 통화 내용, 김건희 여사 특검법 등을 둘러싸고 여야 대립이 극심한 가운데 윤 대통령이 시정연설에 불참할 것이란 관측 제기돼 왔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9월 22대 국회 개원식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대통령이 개원식 불참한 건 1987년 민주화 이후 처음이었다. 당시 대통령실은 “특검과 탄핵을 남발하는 국회를 먼저 정상화하고 나서 대통령을 초대하는 것이 맞다”고 밝힌 바 있다.
정신영 기자 spiri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