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새로운 문명 방향 제시해야 하는 임무 있어”

입력 2024-10-31 19:36

한국교회가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발 빠르게 디지털 목회에 뛰어들어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기독교, 새로운 문명 방향 제시해야 하는 임무 있어”

31일 서울 강남구 서울교회(손달익 목사)에서 열린 ‘2024 디지털 목회와 선교 컨퍼런스’(사진)에서다. 인간기술공생네트워크(Human Technology Symbiosis Network·HTSN)는 이날 컨퍼런스를 개최하고 교회 내 바람직한 기술 사용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HTSN는 과학 기술 교회 신학 종교 등을 연구·강의하는 전문가들이 과학기술 시대 속에서 기독교의 역할을 탐구하고 신앙공동체의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기 위해 2022년 4월 설립됐다. 이번 세미나에서는 기술과학 공학자와 블록체인 및 인공지능 기반 기술 기업인, 디지털 미디어 등 기술 분야의 평신도 전문가들이 모여 미래 교회와 선교 현장이 맞이할 변화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나눴다. 김은혜 장신대 교수를 비롯해 기독교 미디어 콘텐츠 플랫폼 ‘라잇나우미디어’ 대표 리키김 선교사 등이 발제자로 나섰다.

김 교수는 “지난 팬데믹을 돌아보면 가장 충격과 수혜를 입은 단체는 교회였다”면서 “하나님의 뜻이라고 하는 방향키를 붙들고 첨단기술이라는 풍랑을 헤쳐 교회를 건강히 세워야 할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술 사회의 공적인 영역에서 기독교의 목소리를 내고 때로는 새로운 문명의 방향을 제시해야 하는 임무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한국교회가 기술이 발전하는 속도에 목회 적용 능력이 떨어진다는 점을 지적하며 이는 기독교가 풀어가야 할 숙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기독교가 첨단기술 시대에 직면한 도전을 세 가지로 정리했다. 그는 “기술이라는 분야의 개념을 재정립해야 한다”며 “(기술을) 도구에서 매개체 혹은 협력적 관계의 동반자로서의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목회자가 기술을 잘 다루기 위해서는 신체·정신·영성을 간파라는 신학적 역량을 지녀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했다. 또 기술을 맹신하기보다는 목회 현장에 현명하게 적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교수는 “기술이 인류의 종말을 가져올 것이라는 비관적 서사를 구사하는 분이 교회 내 상당수”라며 “인간과 기술의 공존은 미래의 가능성이 아니라 현재 진행되고 있는 현실이다. 기술이 주는 이점은 잘 활용하되, 오용했을 때의 부작용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전했다.

글·사진=유경진 기자 yk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