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도가 100명을 넘어가면 1년간 분립개척을 준비해 교회를 세웁니다.”
31일 서울 영등포구 굿네이버스 빌딩에서 만난 이재학 하늘땅교회 목사는 의도적으로 마이크로 처치(작은교회)를 지향하고 있다. 이 목사는 “교회가 수적인 성장보다 규모가 작은 여러 교회가 흩어져 연결되는 것이 더 강력하다”고 주장했다.
교회는 교인이 100명을 넘기는 시점을 기준으로 5가정, 20명을 자원받아 1년간 파송을 준비한다. 이 목사는 “분명한 복음은 말씀 차원의 탁월성이 아니다”라며 “유기적 분립을 통해 지역사회에서 예수님 닮은 삶을 실천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이크로 처치가 한국교회 위기를 극복할 대안이 될 것이라는 의견에 이날 ‘좋은이웃교회 콘퍼런스’에 모인 교계 전문가들이 동의했다.
마이크로 처치는 단순히 수적으로만 작은 교회를 의미하지 않는다. 전병철 아신대 교수는 마이크로 처치를 교회의 본질인 공동체성, 선교, 예배에 충실한 교회라고 정의했다. 전 교수는 “기성교회는 건물중심, 나와 타자가 구분된 선교개념, 소비지향성을 특징으로 갖는다”며 “교회가 건물과 수적 성장에서 벗어날 때 새로운 사명을 갖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교회가 작을수록 유연성이 높아진다’는 것은 마이크로 처치를 표방하는 교회들의 생각이다. 전 교수는 “모임 크기가 작을수록 공동체성이 높아지고 관계의 깊이는 증가한다”며 “목회자들은 교인들을 섬기기보다 지역 사회를 지원하는 데 힘을 쓸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발표한 조성돈 실천신학대학원대 교수는 마이크로 처치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동시에 작은 교회 간의 연결성과 사회적 목회라는 이들의 역할을 제안했다. 조 교수는 “한국교회가 살아남는 방법은 사회적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라며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그들 속에서 섬기는 이웃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교회가 갖는 수적 감소, 세속화, 엉뚱한 위기의식이라는 세 가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틀을 짜야 한다”며 “개교회 중심, 작은교회의 연결성, 사회적 목회가 그 대안이 될 것”이라고 했다.
박윤서 기자 pyun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