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도 높게’ 주말 1~2번 운동이라도… “치매 위험 낮춰”

입력 2024-11-02 07:30
운동하는 시민. 국민일보 DB

주말에 한두 번 강도 높은 운동을 하는 ‘주말전사’(weekend warrior) 운동 패턴도 규칙적으로 자주 운동하는 것만큼 치매로 이어지는 인지기능 저하 위험이 10% 이상 낮출 가능성을 확인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

콜롬비아 로스안데스대학 게리 오도노번 교수팀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영국 스포츠 의학 저널(British Journal of Sports Medicine)에서 이같이 밝혔다. 연구팀은 치매 발병을 5년간 늦추면 전체 유병률을 절반으로 줄일 수 있는 만큼, 평일에 운동하기 힘든 바쁜 현대인에게 주말에라도 확실히 운동하는 패턴이 ‘편리한 선택’이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연구팀은 우선 1988~2004년 설문조사를 통해 멕시코시티 주민 1만 33명(평균 연령 51세)의 운동 패턴을 조사했다. 2015~2019년에는 경도 인지 장애(MCI)의 설문조사 데이터를 얻어냈고 이를 이용해 운동 패턴과 인지기능 저하 간 관계를 분석했다.

첫 설문조사는 통해 참가자를 운동하지 않는 그룹(7945명)과 일주일에 1~2회 운동하는 주말 전사(726명), 일주일에 3회 이상 운동하는 규칙적 운동(1362명), 주말전사와 규칙적 운동 통합(2088명)의 4개 그룹으로 나눴다.

두 번째 설문조사에서는 간이 정신 상태 검사(MMSE)로 인지기능 저하를 조사했다. MMSE에서 만점은 30점으로, 22점 이하가 나올 경우 약간 인지 장애가 있는 MCI로 분류된다.

16년간 추적 관찰 끝에 MCI로 확인된 사람은 2400명이었다. 이 중 그룹별로는 운동하지 않는 그룹 내에선 26%, 주말전사 중엔 14%, 규칙적 운동 그룹 중엔 18.5%가 MCI로 분류됐다.

나이, 학력, 흡연, 야간 수면, 식단, 음주 등 잠재적 요인을 배제할 경우 주말전사의 MCI 위험은 운동하지 않는 사람보다 25%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규칙적 운동 그룹은 11%, 주말전사와 규칙적 운동 통합 그룹은 16% 낮았다.

MCI를 MMSE 23점 이하로 정의하면 MCI는 2856명으로 늘고 그룹별 유병률도 운동하지 않는 그룹 30%, 주말전사 20%, 규칙적 운동 그룹 22%로 증가했다.

그룹별 MCI 위험은 주말전사가 운동하지 않는 그룹보다 13% 낮고 규칙적 운동 그룹과 통합 그룹은 12% 낮았다.

이는 남성과 여성에서 모두 비슷하게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 연구는 관찰 연구로 인과 관계에 대한 결론을 내릴 수는 없지만 이론적으로 중년기에 적어도 일주일에 한두 번 운동하면 치매 위험을 13% 낮출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오도노번 교수는 “운동은 신경세포의 성장과 생존을 돕는 뇌 유래 신경 영양 인자의 농도와 뇌가 외부 자극에 적응하는 능력인 뇌 가소성을 높일 수 있다"며 “신체활동은 뇌의 부피, 실행 기능, 기억력 향상과도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박상희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