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월 5일(현지시간) 미국 대선에서 ‘대학 교육을 받은 여성들’과 ‘대학 교육을 받지 않은 남성들’이 가장 극명한 투표 차이를 보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30일 뉴욕타임스(NYT)는 퓨리서치의 최근 여론조사를 바탕으로 이번 대선에서 성별 지지율 격차가 큰 것으로 나타나지만 성과 학력을 함께 고려할 때 그 격차는 특히 심각하다고 보도했다.
NYT가 분석 대상으로 삼은 10월 첫 주 실시된 퓨리서치 여론조사를 보면, 남성의 51%와 여성의 43%가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했다.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한 남성은 43%, 여성은 52%였다.
학력별 지지율 격차는 더 크다. 대학 학위가 없는 사람은 52%가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했지만, 대학 학위가 있는 사람은 그 비율이 38%에 불과했다. 해리스 부통령 지지는 대학 학위가 없는 사람은 42%, 대학 학위가 있는 사람은 57%로 조사됐다.
성별 지지율 격차는 10%포인트를 넘어서지 않지만 학력별 격차는 이를 훌쩍 넘는다. 대학 학위가 없는 남성과 대학 학위가 있는 여성으로 분류해서 양측을 비교해보면 격차는 20%포인트를 넘어선다.
대학 학위가 없는 남성은 55%가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했지만, 대학 학위가 있는 여성은 그 비율이 34%에 불과해 격차가 21%포인트나 됐다. 해리스 부통령 지지에서는 대학 학위가 없는 남성은 39%, 대학 학위가 있는 여성은 61%로 집계돼 22%포인트의 격차를 보였다.
NYT는 정치적 스펙트럼에서 대학 학위가 없는 남성과 학위가 있는 여성은 양끝에 있다며 선거일까지 그 격차가 더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에서 대학 교육을 받지 않은 남성과 대학 교육을 받은 여성 사이의 거대한 격차는 2016년 여성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민주당 대선 후보로 출마했을 때 시작됐다. 올해는 해리스 부통령이 여성인데다 낙태권을 이슈화하고 있어 2016년 대선 때보다 그 격차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NYT는 대학 학위를 받은 여성은 민주당의 핵심 지지층이었지만 이번 대선에서 해리스가 낙태권을 이용해 공화당에 남아있을 수도 있었던 대학 학위를 가진 여성들을 데려올 수 있었다고 전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2020년 대선에서 대학 교육을 받지 않은 남성들 사이에서 2016년 힐러리 전 국무장보다 더 많은 표를 얻었다. 하지만 이 남성들 사이에서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지지는 다시 2016년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 때문에 대학 교육을 받지 않은 남성들을 중심으로 여성 지도자를 받아들이기 어려워하는 성별 편견이 작동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NYT는 대학 교육을 받지 않은 남성들 사이에서 경제와 안보 불안에 대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감정적인 호소가 먹히고 있다면서도 민주당이 이 남성들이 관심을 가진 인플레이션, 실업 등 경제 문제에 대해 설득력 있게 메시지를 제시하거나 그들이 사용하는 미디어에 침입하는 데 실패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남중 선임기자 n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