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개혁주일 맞아 현시대 맞는 신앙고백서, 세상의 빛을 보다

입력 2024-10-31 15:00
예장합신 관계자들이 31일 서울 종로구 연지동 한국기독교연합회관에서 책 ‘웨스트민스터 표준문서(2024개역개정 번역판)’ 출간 기념 감사예배를 드리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예장합신 제공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신(총회장 박병선 목사)이 31일 개혁파 교회 신앙의 기초로 여겨지는 ‘웨스트민스터 표준문서’를 현시대에 맞게 번역·개정해 세상에 내놨다. 2017년 총회 결의를 통해 개정 작업에 착수한 지 7년 만이다.

예장합신은 이날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연합회관에서 책 ‘웨스트민스터 표준문서(2024개역개정 번역판)’ 출간을 기념해 감사예배를 드렸다.

칼뱅주의 신앙을 담은 웨스트민스터 표준문서는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 대·소요리문답, 예배모범, 교회정치로 이뤄진 5개 문서를 일컫는다. 1645~1647년 만들어진 초판 이후 지난 400여 년 동안 정통 신앙을 지켜온 개혁파 교회의 대표적인 신앙고백서이자, 신조, 교리 교육서이다.

이번 번역·개정 작업은 예장합신 신학연구위원회(신학위)가 주도했다. 신학위 위원장 임형택 목사는 “한국 장로교회 앞에 몰아치는 거센 불신앙의 파도 앞에서 이를 통해 교회를 견고히 지켜내는 교리의 표준이 되고, 다시금 한국 장로교회를 신앙원리에 따라 바르게 세우는 도구가 되길 기도한다”며 책 출간 의의를 밝혔다.
예장합신 임형택 신학위원장(오른쪽)이 이날 박병선 총회장에게 이번에 번역, 개정한 '웨스트민스터 표준문서'가 담긴 책을 전달하고 있다. 예장합신 제공

이번 결과물이 갖는 의미는 세 가지 정도로 요약된다. 먼저 ‘소요리문답’의 경우 일반성도, 나아가 어린아이까지 대상으로 삼는다는 점에서 현시대뿐 아니라 다음세대에까지 읽는 이들이 더욱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전반적으로 쉬운 단어들을 사용해 번역하려 했다. 대표적으로 소요리문답 제27문과 제28문 속 ‘비하(humiliation)’와 ‘승귀(exaltation)’라는 한자어 번역을 ‘낮아지심과’ ‘높아지심’으로 번역했다. 또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와 대요리문답 속 ‘칭의’, ‘성화’, ‘양자’라는 번역을 각각 ‘의롭다 하심’ ‘거룩하게 하심’ ‘양자 삼으심’의 용어를 사용함으로써 독자가 좀 더 쉽게 의미를 알도록 했다. 또 영어 원문뿐 아니라 라틴어와 독일어, 프랑스어 번역본 등을 참고해 정밀한 번역이 되도록 신경을 썼다.

마지막으로 그동안 개인 위주로 이뤄지던 번역·개정 작업에서 벗어나 교수진과 목회자가 공동으로 참여했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있다. 번역·개정을 위해 조병수 김학유 이승구 김병훈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교수 등 6명의 조직신학과 역사신학, 신·구약학 전문 교수진과 5인의 신학위 목회자들이 참여했다. 연 참여 인원만 675명에 이른다. 여러 전문가의 감수를 거친 만큼 정확성이 더 높아졌다고 신학위는 부연했다.

박병선 총회장은 “번역 작업에 매달리며 신학적으로 올바르고 적정한 단어 하나를 찾기 위해 때론 며칠 밤을 새워가며 노력했다고 들었다”며 “개인이 아닌 교단 차원에서 공적으로 이뤄낸 개정은 이번이 처음이 아닐까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개정 번역판이 한국교회에 잘 퍼져서 우리 (예장)합신이 추구하는 바른신학, 바른교회, 바른신앙이라는 이념이 꽃을 피우고 열매로 나타나는 역사가 이뤄지길 소망한다”고 덧붙였다.

임보혁 기자 bosse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