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무에 학부모 민원까지”…초교 특수교사 숨진채 발견

입력 2024-10-31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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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결혼을 앞둔 인천 모 초등학교 특수학급 교사가 숨진 채 발견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30일 인천 미추홀경찰서와 특수교육계에 따르면 지난 24일 오후 8시쯤 미추홀구 자택에서 초등학교 특수교사인 30대 A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시신 상태 등을 토대로 범죄 혐의점은 없는 것으로 보고 구체적인 사망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특수교육계는 A교사가 최근까지 중증 장애 학생 4명을 포함해 특수교육 대상 학생 8명으로 구성된 학급을 맡아 격무에 시달렸다고 주장했다. 현행 특수교육법상 초등학교 특수학급 1개 반의 정원은 6명이다.

이 초등학교는 원래 특수교사 2명이 각각 특수학급 1개 반을 운영했지만 올해 초 특수학급 전체 학생 수가 6명으로 줄며 A교사가 1개 반을 전담하게 됐다. 그러나 지난 3월과 8월 특수교육 대상 학생이 1명씩 추가 전입해 8명으로 늘면서 과밀학급이 됐다.

A교사는 자신이 맡은 학생 8명 외에도 통합학급에 있는 특수교육 대상 학생 6명을 수시로 지도하며 행정 업무를 함께 처리해 왔다고 한다. 그는 임용 5년 차 미만의 특수교사로 내년 결혼을 앞뒀던 것으로 전해졌다.

특수교육계 관계자는 “A교사는 장애학생들에게 얼굴을 가격당해 정형외과를 찾아야 하는 상황에도 대체 인력이 없어 병가를 쓸 수 없는 처지였다”며 “과밀학급을 맡으며 학부모 민원을 받기도 했다”고 전했다.

인천시교육청은 학교 측 인력 증원 요청에 따라 지난 3~5월쯤 장애학생 지원 인력 2명과 특수교육 대상 학생 보조 인력 1명 등 3명을 추가로 배치했다고 설명했다. 인천시교육청 관계자는 “악성 민원이나 부당한 사항이 있었는지 확인하겠다”고 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