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SNS에 윤석열 대통령과 정부뿐 아니라 내부 회원, 전공의까지 비판하며 막말을 쏟아냈던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장이 페이스북 계정을 삭제했다. 두 번째 불신임안이 발의되면서 탄핵 위기에 놓이자 거친 언행에 대해 사과하며 “기회를 달라”고 호소했다.
임 회장은 30일 회원들에게 보내는 서신을 통해 “불신임안이 대의원회에 발의돼 큰 심려를 끼쳐 드린 것에 대해 매우 송구하게 생각한다”며 “엄중한 상황에 제 개인의 부적절하고 경솔한 언행으로 회원에게 누를 끼친 점 백번 사죄드린다”고 적었다.
앞서 의협 대의원들은 의대 증원과 간호법 제정에 대한 대응 실패와 함께 임 회장이 막말과 실언으로 의사 명예를 실추시켰다며 불신임안을 발의했다. 임 회장은 최근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을 향해 “정신분열증 환자 같은 개소리”라고 했다가 정신장애인을 비하했다는 지적을 받고 삭제했다. 또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이 자신을 겨냥해 사퇴를 요구하자 SNS에서 설전을 벌이는 등 거친 대응으로 비난을 자초했다.
임 회장은 “때때로 회원들과 전공의, 그리고 의대생이 당하는 피해와 불이익에 대한 분노를 참지 못하고, 거친 언행을 했다”며 “변명의 여지가 없는 제 불찰”이라고 적었다.
또 최근 전공의 지원금과 관련한 허위사실 유포에 대해서도 부적절한 대처였다며 사과했다. 앞서 한 시도의사회 임원이 의사 커뮤니티에 ‘임 회장이 전공의 지원금 4억원을 슈킹했다(가로챘다)’는 게시글을 올리자 임 회장은 이를 고소했다. 이 임원이 사과했지만, 임 회장이 고소 취하 대가로 1억원을 요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었다.
임 회장은 “이러한 일이 두 번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당장 제 모든 SNS 계정을 삭제하고, 언행도 각별히 유의하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임 회장은 이 글을 올린 뒤 계정을 삭제했다.
자신을 재신임해줄 것도 당부했다. 그는 “전쟁에서 ‘적전분열’은 필패의 원인”이라며 “의협회장 탄핵은 결과적으로 내부 분열과 혼란만 가중시키고 우리 스스로는 무력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기회를 달라”고 읍소했다.
임 회장에 대한 불신임 여부는 다음 달 10일 열리는 대의원 임시총회에서 판가름이 날 것으로 보인다. 대의원 총회에서 재적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출석하고, 3분의 2 이상이 불신임안에 찬성하면 임 회장은 회장직에서 물러나야 한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