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부산대병원 의사 채용난…지역 의료 ‘빨간불’

입력 2024-10-30 13:58

부산지역 공공 의료서비스의 한 축을 담당하는 부산대병원이 의사 부족 문제를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립 의과대학 수련시설인 대학병원이 제때 의사를 선발하지 못하면서, 향후 늘어날 의대 정원에 따른 수련 환경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백승아 의원(더불어민주당)이 부산대병원의 최근 3년간 의사직(전공의 제외) 모집 현황을 분석한 결과 2022년부터 2024년 8월 말까지 총 480회의 공고를 통해 899명의 의사를 모집했으나 응시인원은 448명에 불과했다. 응시율은 평균 49.5%로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부산대병원 본원은 227회의 공고를 통해 382명의 의사를 모집했으나 응시율은 60.5%, 최종 채용률은 52.1%(199명)에 머물렀다. 현재 본원 의사 현원은 정원(737명)의 절반 수준인 369명(50.1%)에 불과하다.

부산대병원 분원은 상황이 더 심각하다. 253회의 공고로 517명의 의사를 모집했으나 응시율은 42.0%, 채용률은 36.2%(187명)에 불과했다. 현재 분원 의사 현원은 정원(540명)의 51.9%인 280명에 그쳤다.

부산대병원의 본원과 분원 모두 전공의 비중이 높은 편이다. 본원의 경우 전체 정원의 43.1%인 318명이 전공의 정원으로 할당돼 있으나, 현재 전공의 현원은 36명에 불과하다. 분원은 전공의 정원이 전체의 39.6%(214명)를 차지하지만, 현원 전공의는 단 3명뿐이다.

이처럼 부산대병원의 의사 수가 정원에 크게 미치지 못하면서, 공공의료 서비스 저하와 의대생 수련 환경 악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백 의원은 “현 상황이 지속되면 아무리 의대생을 늘려도 대학병원에 남지 않고 모두 떠날 수도 있다”며 “능력 있는 의료진이 국립대 병원에 남을 수 있도록 병원 지원뿐만 아니라 지역의료 격차 해소를 위한 구체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부산=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