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션 인 바이블] ⑨예수께서 말씀하신 기독인의 윤리 과제

입력 2024-10-30 09:20 수정 2024-10-30 09:20

주님께서는 “모든 민족을 제자로 삼으라.”(마 28:19)는 선교 명령과 함께 “네 이웃을 네 자신 같이 사랑하라.”(마 22:39)는 윤리 명령을 주셨다. 기독인은 세상에서 빛과 소금이 되고 삶으로 증인이 돼야 하는 윤리적 책임을 지니고 있다. 원칙적으로 윤리적 책임이 이해될 수 있지만 실제 삶과 복음 전도의 현장에서 윤리적 과제는 좀 더 복합적이고 심도 있는 관점이 필요하다. 기독인의 삶과 선교에 있어 윤리적 책임을 어떻게 봐야 하는지 함께 살펴보자.

첫째, 기독인의 윤리적 책임은 세상의 윤리적 책임과 공통되는 부분을 일부 인정하더라도 그것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측면을 지닌다. 예수께서는 “이같이 너희 빛이 사람 앞에 비치게 해 그들로 너희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하라.”(마 5:16)고 말씀하셨다. 여기서 빛, 착한 행실 등이 바로 기독교인의 윤리적 행동일 것이다. 이 행동의 목적은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는 것이다. 세상의 윤리와 달리 기독교 윤리의 최종 목적은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것이다. 예를 들어 세상의 윤리로 보면 성소수자인 동성애를 옹호하고 그들이 차별받지 않도록 차별금지법을 제정하는 것이 세상 윤리에는 맞을 수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기독교 윤리적 관점에서 동성애는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혼란스럽게 만들어 하나님의 영광을 가로막는 것이기에 저지하고 투쟁하는 것이 윤리적이라 할 수 있다. 즉 기독교인이 추구해야 할 윤리의 가장 중요한 기준은 하나님의 영광되는 것이다.

둘째, 윤리적 책임은 선교적 책임을 위한 다리 또는 수단이 된다. 예수께서 기독인을 소금과 빛으로 비유하시면서 주변 사람들을 위해 착한 행실, 윤리적 책임을 감당하라고 한 이유는 최종적으로 윤리적 책임을 통해 이웃들이 하나님을 알게 되도록 하는 선교 목적을 위한 것이다. 윤리적 책임이나 선교적 책임이나 모두 주님께서 명하신 책임이다. 윤리적 책임은 선교를 위한 수단 혹은 다리의 역할을 하는 것이므로 선교적 책임이 더 상위의 책임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한국교회의 윤리적 문제가 비판의 도마 위에 오르고 그로 말미암아 전도의 길이 막히고 있는 것은 심히 우려스러운 일이다.

셋째, 윤리적 책임과 선교적 책임이 서로 어긋나는 상황에서 선교적 책임이 더 우선적 기준이 돼야 한다. 복음이 전해질 때 대부분 상황은 영적 진공 상태가 아니다. 이미 거기에 다른 종교와 타문화가 강하게 진을 치고 있기에 상당한 갈등과 충돌이 발생할 수 있다. 한국 땅에도 복음이 처음 들어왔을 때 이런 충돌이 심하게 발생했고 많은 신앙의 선진들이 순교로 신앙을 지켜냈다. 이런 점에 대해 예수께서도 제자들을 파송하시면서 “내가 세상에 화평을 주러 온 줄로 생각하지 말라 화평이 아니요. 검을 주러 왔노라.”(마 10:34)고 말씀하셨다. 복음이 전해질 때 심각한 갈등이 일어날 수 있음을 미리 말씀하신 것이다.

윤리적 관점에서만 보면 이런 갈등과 충돌은 매우 비윤리적인 것이 된다. 윤리적 책임에 우선성을 두면 선교가 약화하면서 공존과 타협으로 갈 수 있다. 물론 이런 문제는 매우 복합적이므로 놀라운 성령의 지혜를 구해야 하지만, 갈등을 넘어 순교까지 각오할 정도의 희생과 헌신이 있을 때 선교가 이루어질 수 있음을 말씀하신 것이다. 이런 점에서 윤리적 책임과 선교적 책임을 동등한 중요도로 보는 통전적 관점은 선교를 약화할 수 있는 잠재적 위험성을 지니고 있다.

정리=박윤서 기자 pyuns@kmib.co.kr